구미 여아 사망 사건 정리 및 추리 (feat. 뇌피셜)
- K적 mood (아무말대잔치)
- 2021. 3. 29. 14:04
사건 개요
경북 구미, 2018년 당시 19세이던 김씨는 3월 여아 보람을 출산하게 된다. 남편 홍씨와 신혼살림을 시작한 김씨는 친정의 도움을 받아 산후조리를 하게 되고 다음 해인 2019년 4월 친정어머니의 도움으로 친정 식구들이 거주하는 빌라의 윗집으로 이사 오게 된다. 같은 해 12월, 김씨는 남편 홍씨(전남편)에 외도 사실(현남편)을 걸리게 되고 다음 해인 2020년 4월 이혼 후, 5월 현남편의 집에 전입신고를 하고 6월 혼인신고까지 마치게 되는 과정이 한두 달 사이에 벌어진다. 두 달이 흐른 8월, 현남편의 자녀를 출산(둘째)하고 새 보금자리로 이사를 하면서 전남편 홍씨와의 딸 보람을 유기했고 반년이 지난 2021년 2월, 아랫집에 살던 김씨의 친정부모에 의해 보람은 시신으로 발견된다.
그러나, 이후 DNA 대조 과정에서 죽은 3세 여아 보람은 22세 엄마 김씨의 자녀가 아닌 48세 친정엄마 석씨의 자녀로 밝혀져서 충격을 주고 있다. 석씨는 국과수 대조 4번의 결과에도 불구하고 본인은 딸을 낳은 적이 없다 주장 중.
주요 등장인물
*2021년 기준
3세 홍보람(2018년생) = 사망한 아이
48세 석씨(1973년생) = 외할머니 (보람 친모)
22세 김씨(1999년생) = 죽은 아이의 엄마 (보람과 자매, 석씨의 둘째 딸)
22세 김씨는 두 번의 혼인으로 각각 남편들과의 아이가 한 명씩 있음
2018년 출산(전남편 홍씨-소재 행방불명의 딸) / 2020년 출산 (현남편-둘째)
타임라인
2018년 (김씨, 19세)
김씨와 남편 홍씨(전남편)는 미성년인 18세 무렵 만남.
김씨는 이전 두 번의 유산을 경험 뒤 보람(보람이라고 믿은 행방불명의 아이)을 임신하게 된다. 이후 5개월~5개월 반 정도 비밀에 부치다가 어머니 석씨에 의해 임신 사실이 들통나게 됨. 석씨는 김씨에게 낙태를 권유하기도 했으나 이미 개월수가 많이 진행이 되어 낙태가 불가한 상황. 결과적으로 양가의 허락하에 같이 살게 되면서 딸을 출산하게 된다.
1월 / 석씨 아이 출산 추정
*경찰 추정: 1월~2월 초 무렵 석씨가 다니는 공장(직장)에 출근하지 않았는데 이쯤에 비밀리에 출산한 것이 아닐까 하고 경찰은 추정하고 있음.
*반박 (장녀의 증언, 김씨의 언니): 석씨 직장에 동명이인이 있어 경찰이 퇴사한 동료의 기록을 오인해 벌어진 해프닝으로 석씨는 일을 결코 쉰 적이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음.
*석씨 주변인 진술: 석씨와 오래 봐왔던 동료들은 석씨는 원래 외모를 꾸미지 않고 수수하게 하고 다니다가 이 시점 언저리부터 화장을 곱게하고 외모를 가꾸기 시작했다는 인터뷰를 함. (영장 실질심사 사진에서 봐도 40대 후반 여성인데 긴 생머리를 샛노랗게 염색을 하고 있음.)
3월 / 김씨 산부인과에서 아이 출산
3월 30일 12시 56분 3.4kg
4월 / 김씨 몸조리, 주로 친정에서 산후조리를 함.
7월 이전까지 김씨는 산후조리 목적으로 홍씨와의 신혼집(원룸) 보다 친정에 오래 머물게 됨. 남편 홍씨는 본의 아니게 기러기 생활을 하게 되었다고 진술.
4월 24일 / 김-홍 부부 신혼집 입주 (원룸)
4월 27일 / 전입신고
*당시 미성년 신분인 김-홍 부부가 살던 집은 원룸이고 강아지도 있고 곰팡이도 펴있어서 이사할 때까지만 엄마 집(석씨)에 있으라고 했다는 큰딸의 증언
*전문가피셜 : 산후조리 시기에 아이를 바꿔치기했을 가능성 크다. 이후에는 얼굴의 형태가 잡히기 때문에 불가함.
2019년 (김씨, 20세)
3월 4일 / 석-김 부부(친정부모)의 빌라 윗집으로 딸, 김-홍 부부가 이사 오게 된 날짜.
12월 / 전남편 홍씨가 물건을 찾다가(블루투스 이어폰) 속바지 속에서 우연히 임신테스트기를 발견하게 된다. 아내 김씨는 처음엔 외도를 발뺌했지만 추궁하자 내연남이 있다고 실토함. 호텔 영수증, SNS에 내연남과의 여행사진, 잦은 외박으로 어린 부부의 관계가 파탄 나게 된다.
2020년 (김씨, 21세)
3월 / 김씨의 지인, 친한 친구들이 아이를 마지막으로 목격한 시점
4월 1일 / 전남편 홍씨와 이혼
전남편 홍씨는 김씨, 보람과 함께 살던 집에서 혼자 나가게 된다. 이혼 이후 아이를 한번도 만나보지 못했는데 김씨가 의도적으로 연락을 피하기도 했지만 아이가 잘 있다며 문자와 사진을 보내와 별일 없다고 믿었다는 증언.
5월 8일 / 전입신고 (현남편과의 새집)
6월 초 / 혼인신고 (현남편과의 혼인신고)
6월 17일 / 김씨의 언니(장녀)가 보람이를 목격함
8월 / 현남편과 살기위해 빌라에서 이사
같은 달, 김씨 재혼남과의 사이에서 얻은 둘째 출산
*김씨 경찰 진술: 8월 이사를 하면서 빈집에 아이(보람)를 버리고 왔는데 그 과정에서 죽었을 거라고 진술함.
2021년 (김씨, 22세)
2월 10일 / 신고일 (보람 시신 최초 신고일)
딸 김씨의 계약 만료로 집을 비워달라고 집주인에 연락받아 아랫집에 살던 외가(석-김 부부)가 청소를 위해 문을 따고 들어가 보람이의 시신을 발견하고 아버지 김씨가 경찰에 신고함.
*수사 중 밝힌 석씨의 진술: 할머니 석씨에게는 보조키가 있었고 보람 시신 신고 전날에 비어있던 윗집을 방문해 손녀의 죽음에 대해 하루 전 미리 알고 있었다(딸 김씨와 통화도 함), 시신을 유기하려다 실패했고 그대로 이불을 덮어두었다고 경찰에 진술함.
시신 발견 이후 수사 상황
시신 상태
보람의 시신은 시랍화(밀랍 상태, 반백골화)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
*프로파일러 소견으로는 시랍화가 이루어지려면 온도의 민감성이 관건인데 2020년 8월 한여름 장마철에 시신이 부패하지 않고 시랍화가 되었다는 것은 누군가 관리했다는 증명이라고 한다. 그저 방치한다고 나올 수 없는 결과라고 함.
주민 반응
아이를 그냥 놓고 갔다는 김씨(22세 보람모)의 자백에 지역 거주자들에게 아이가 우는 소리를 들었는지 물었지만 작년 여름 이후로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어본 적 없고 그 집이 아이가 살았다는 사실조차 아무도 몰랐다고 한다. 발정 난 고양이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방음이 좋은 빌라도 아니라고 함.
석씨의 남편 김씨
수사 과정에서 아버지 김씨는 작은 딸(22세 보람모)이 재혼한 사실, 전남편과 헤어진 사실 조차 몰랐고 재혼한 사위의 존재 역시 몰랐으며 수사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고 진술. 아내의 결백을 믿고 있음.
석씨
죽은 3세 여아 보람의 DNA 대조 결과 친모가 김씨가 아닌 친정엄마인 석씨의 딸인 것으로 밝혀졌으나 끝까지 오리발 내밀고 아니라고 잡아 떼는 중. 아기의 친부는 누구인지 100명의 DNA를 대조했지만 나오지 않고 있다. 석씨의 남편, 석씨의 내연남(내지는 지인) 두 명, 김씨의 전남편 홍씨 역시도 DNA 불일치 상황.
김씨
김씨는 주변 친구들과 전남편에게 살았을지 죽었을지 모를 자신이 버리고 간 보람이가 멀쩡히 살아있다는 척을 했는데 사진을 보여달라는 말에는 옛날 사진을 전송하고 애가 가만히 있질 않아서 사진 찍기 어렵다, 사진 찍히기 싫어한다는 핑계를 댔고 현남편의 성을 받기 위해 개명했다는 구체적인 거짓말도 했다. 여기에 아이 앞으로 나오는 수당금도 다달이 챙겼다.
출생신고 여부
석씨의 딸인 죽은 3세 여아는 홍보람이라는 이름으로 출생신고가 됨. 하지만 김씨와 홍씨의 진짜 딸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산부인과 기록
김씨가 출산 당시, 전남편 홍씨와 함께 있었고 아이를 낳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고 진술했으며 산모 김씨의 얼굴을 기억하는 의료진이 다수 존재함.
혈액형 분석
김씨 B형 / 석씨 B형 / 전남편 홍씨 AB형 / 숨진 아기(보람) A형
김씨의 유전자형은 BB형으로 + AB형인 전남편 홍씨 = 보람은 B형 혹은 AB형이어야 한다. 여기에 김씨의 유전자형은 BX라 친부가 누구이건 간에 애초 A형 출산이 불가능한 상황.
이런 결과 도출로 인해 경찰 측은 신생아 채혈검사 이전에 친정엄마 석씨가 바꿔치기했을 거라고 시기를 특정했다, 산모가 아이와 함께 퇴원 후, 내원해서 채혈검사를 받는 시스템이라면 가능한 부분이다.
여기까지가 언론에 공개된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의 전말이다.
그럼 과학수사의 정밀성을 신뢰하며 석씨가 죽은 3살 아이의 친모라고 가정하고 뇌피셜 해보겠다.
-------------------------------- 뇌피셜 절취선 --------------------------------
임신했는데 가족이 모를 리 없다?
설상 남편의 아이가 아니라도 유전자 까보전까지 축복받으며 출산할 수 있었지만 석씨는 굳이 사실을 숨기려 했다. 남편이 정관수술을 해서? 섹스리스였기 때문에? 가정이 파탄날 것을 두려워해서? 수많은 변수가 있겠지만 40대 중반이 넘어 성인의 자녀를 둔 입장에서 아이를 낳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사람들의 이목, 특히 고립된 지역 소사이어티 안에서는 낯부끄러운 일일 수 있다.
석씨가 애초 선택권이 없었던 이유는 임신 사실을 한참 뒤에 깨달았을 수도 있다고 가정해 본다. 불규칙적인 생리 주기나 월경을 하지 않는 것을 폐경에 가까워졌기 때문이라 착각했을 수 있다. 임신 사실을 안 뒤에는 손 쓸 방도가 없었을 것이다. 자연적으로 유산되길 희망하거나 무리한 다이어트로 체중을 낮춰 몸을 혹사했을 수도 있다.
만일 부정한 행위로 얻게 된 자녀라면 심리적 프레스로 임신 거부 증상을 당연히 의심할 수 있다. 의학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다. 한동안 큰 옷을 입고 다녔다는 주변 증언, 셀프 출산을 PC에 검색한 정황이 있으나 국과수 DNA 검사보다 더 확실한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산부인과에서 아기를 바꿔치기했다는 추론
괴도루팡도 아니고 40대 여성이 본인이 낳은 갓난아이를 안은 채로 CCTV와 보안, 상주하는 의료진을 뚫고 아기를 바꿔치기한 뒤 들튀했다는건데 공범이 해당 병원 관계자이거나 2인 1조 이상의 조직적 범죄가 아닌 이상 공범없이 이게 말이 되는 시나리오인가 싶다. 그리고 이 사건에서 굳이 공범이 필요한가 떠올려봐도 갸우뚱하게 되는 부분임.
산후조리 과정에서 바꿔치기했다는 가설이 병원 괴도루팡썰보다 합리적일 것이기 때문인데 미성년 초보엄마가 알아볼 만큼 아이의 얼굴이 일순간 바뀐다 해도 하루가 다르다 하고 쑥쑥 성장하는 아이의 서사를 들이밀며 교묘하게 설득했다면? 이 편이 훨씬 쉽지 않은가? 여기에는 '채혈검사 전후'라는 빈틈 또한 존재한다.
친모 DNA 제공설
보람이는 인공수정 시험관 아이로 친모가 난자를 제공했다는 썰인데 이 또한 상식적이지 않다. 출산 당시 미성년자였는데 시험관 출산을 감행하게 하는 부모가 있다고? 그것도 굳이 엄마 난자를 받아서 대리모 역할을 했다? 그리고 이러한 불법 시술이 존재한다?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을 너무 알로 보는 추론이다. 거의 도시괴담급이라 이하 생략.
명의도용 내지는 명의제공설
출산 당시, 전남편 홍씨가 김씨의 곁에 있었고 김씨의 얼굴을 기억하는 의료진 다수가 존재하므로 김씨의 명의를 빌린 석씨가 김씨 대신에 출산했다는 썰은 가능하지 않다. 이게 말이 되게 하려면 전남편을 포함한 의료인 다수를 포섭해서 조직화된 완전범죄를 꾸려야 하는데?
친모의 갑작스러운 태도 돌변
김씨는 아이를 두고 간 이유에 대해서 '전남편의 아이이기 때문'이라는 말을 했다. 20개월 넘게 직접 키운 아이, 유산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임신해 낳은 아이, 남부럽지 않게 입히고 먹였던 아이를 친모가 하루아침에 버린다? 처음부터 방임했음 모를까 사랑에 눈이 멀고 해까닥 돌아서? 설상 재혼남이 버리고 오라고 지시를 했다고 가정해도 감정의 극적 돌변을 설명할 길이 없다. '전남편 홍씨가 너무 미워서'라기에는 가정파탄의 원인제공자는 김씨 본인인데 이 역시 갑작스러운 감정변화를 설명하기 쉽지 않음.
이러한 감정의 변화가 가능한 시나리오가 딱 하나 있는데 김씨가 딸 보람이 '자신의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조심스럽게 가정한다면 방치의 이유,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대해서도 설명할 길이 있다.
설상 애가 하루아침에 미워져서 버리고 갔다 쳐도 아랫집 가족들, 하물며 동네 사람들도 아이 우는소리를 못 들었다고 하는데 빈집에 그냥 놓고 나왔다는 자백은 애초 성립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죽여서 빈집에 유기했다는 가설이 설득력 있는 것이다. 또한 아이를 버릴 일이었으면 부모나 전남편 홍씨에게 떠넘길 수 있고 그들이 책임을 거부했을 경우에는 기관에 위탁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은가? 주변에 거짓말을 술술 할 수 있을 정도의 교활함과 지능을 가진 사람이 김씨인데 말이 되지 않는다.
자신의 친딸이 아님을 알았을 경우
1. 애초 공모관계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아버지에 대한 모녀의 공포, 부정으로 임신한 석씨를 감싸기 위해 김씨가 어미의 딸(이복자매)을 대신 기르기로 결정. 그럼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는데, 본인 아이는? 여기서 베스트 시나리오는 "네 앞길을 막을 네 딸은 더 좋은 곳(선진국)으로 입양 보내고 대신 내가 낳은 딸을 길러달라. 집과 생활비 모두를 제공하겠다. 어느 정도 애가 크면 내가 아버지에게 직접 고백할 것이다. 넌 어리고 어차피 홍씨(전남편)와 평생 살 거 아니잖아?" 이런 식으로 석씨가 김씨를 회유했을 경우. 애초 자신이 딸이 아닌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본인이 책임지고 데려갈 필요가 없었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이러한 가설에서는 딸이 엄마에게 연민이 있어야 하고 평소 사이가 원만했다는 전재가 성립되어야 하지만 여러 기사에 따르면 딸 김씨는 평소 석씨에게 악감정을 품고 있어 청소년 시절부터 가출을 했다는 말이 나옴. 가능성이 낮은 서사다.
2. 뒤늦은 고백 내지는 들통
딸의 재혼 시점에서 석씨가 위와 같은 사실을 폭로해 딸이 충격을 받고 심경에 변화를 일으켜 아이를 데려가지 않는 경우, 갑작스럽게 끊긴 감정과 태도 돌변에 대한 설명은 가능해지지만 왜?라는 퀘스쳔 마크가 붙는다.
아이를 바꿔치기할 만큼 교활한 어미인데 뒤늦게 회개하고 양심에 가책을 느껴서 모든 걸 털어놓고 사죄를 구할리 없다고 생각한다. 바꿔치기 시점이 채혈과정에서 이루어지거나 그 이전이었으면 들킬 일도 만무하기 때문에 설명되지 않는 면이 있다. 단, 공모자가 남편 김씨(김씨의 아버지)일 경우에는 말이 달라진다. 이건 아래에서 가설을 세워보겠다.
김씨가 아무것도 몰랐을 경우
보편적 사회 관념상 미성년 딸이 임신하고 출산한 경우, 부모의 호적에 올려 대신 키워주는 케이스는 존재해도 그 반대는 매우 생경한 일이다. 사실 듣도보도 못한 케이스.
처음부터 모든 것이 교활한 석씨의 계략이고 김씨는 아무것도 몰랐다고 가정했을 때 아이를 방치하고 떠난 이유는 그저 '무책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저스트 방임과 살해 후 빈집 유기에는 어마어마한 갭이 있고 굳이 방임할 거였으면 위탁(기관, 전남편, 부모 등)이라는 방법이 존재하지만 어떠한 사유로 이미 아이가 사망한 상태라면 설명 가능한 길이 열린다.
현남편이 전남편과 낳은 자식인 보람을 반기지 않았고 재혼하는데 아이가 걸림돌이라 느껴져 아이에게 위해를 가했을 수도 있다는 조심스럽게 추론을 해본다. 물론 이 추론에서 아이의 죽음은 석씨와 무관하겠지만 이미 아이가 사망한 이후에는 석씨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또다른 가설은 김씨가 그저 방임만 하고 떠난 상태에서 석씨가 아이를 살해하거나 죽음으로 이끈 경우라고 볼 수 있는데 아래에서 설명하겠지만 개인적인 추론으로는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석씨의 석연치 않은 신고
보람의 죽음이 방임으로 인한 아사건 타살이건 사고사건 간에 석씨는 친딸의 죽음을 원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바꿔치기를 해서라도 본인의 딸을 살리길 원한 것이다. 그럼에도 왜, 죽음을 목도하고도 바로 신고하지 않았나 하는 문제에 봉착한다. 사실 이 문제는 아직 증거가 없고 심리적인 영역이라 가설이 불가하다.
시신의 시랍화 현상은 물리력이 필수고 반드시 차후 행위가 따라야 하는데, 이사간 곳이 살던 빌라와 가깝다고는 하지만 아버지와 컨텍하지 않는 상황에서 김씨가 유기장소에 자유롭게 들락날락 거리며 시신을 관리할 수 있었을까? 김씨보다는 바로 아랫집에 거주하는 석씨가 저지르기 쉽다 본다.
아이를 유기한 뒤 이사를 떠나 결국 죽음으로 이르게 한 김씨의 단독범행인데, 손주보다 본인 딸이 귀해서 바꿔치기 한 주제에 이제와 자신의 막내딸을 죽인 둘째 딸을 적극적으로 돕는다고? 딸 김씨의 범행을 감싸기 위해 친정엄마 석씨가 시신관리를 도왔다는 것은 약점이 잡혀있지 않는 한 설명이 쉽지 않다.
가령 김씨가 석씨에게 "날 돕지 않으면 모든 것을 폭로하겠다" 겁박했다면? 엄마 석씨에게 시신처리를 부탁했지만 차마 실행할 수 없고 용의선상에 오를 것이 두려워 백골상태로 방치해 둔 것이라면? 이 모든 걸 끙끙 앓다가 남편의 도움으로 신고하게 되었다면? 혹은 남편이 발견해주길 바랬다면?
석씨의 단독범행이 아닌 남편과 공모했다면?
석씨와 남편 김씨는 둘 다 직장인이라고 알려져 있고 임신 사실을 뒤늦게 알아 낳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렸다고 가정해보자. 여기서 훗날 DNA 대조로 밝혀진 남편 김씨의 친자가 아닌 것은 중요치 않다. 남편 김씨는 당연히 임신한 석씨의 아이가 본인의 씨라고 믿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석씨가 남편 김씨에게 임신 사실을 고백했고, 한편 당시 미성년이던 딸 김씨 역시 비슷한 시기에 임신 중이었으니 아이를 대신 키워주겠다 한 뒤 김씨 몰래 바꿔치기 할 것을 부부가 공모했다면? 이러한 상황이라면 '샤워 후 속옷만 입고 나왔을 때 임신한 배가 아니었다'느니 '내가 남편인데 아내가 임신한 것을 몰랐겠느냐?'라는 남편 김씨의 인터뷰는 새빨간 거짓이 된다. 또한 노산인 석씨가 비교적 수월하게 '셀프출산'을 하는데 남편은 산파의 역할도 맡을 수 있으며 아이를 낳은 뒤에도 공동양육이 가능한 부분, 공간의 확보(아이를 키울 곳)가 가능해 미스터리가 설명된다.
딸 김씨와 딸의 남자친구 홍씨는 당시 미성년 신분으로 너무 어렸고 잦은 가출과 평소 행실로 비춰보았을 때 책임감이 없었으며 아이를 양육할 능력이 되지 않는다 부부는 판단했기에 훗날 딸의 미래에 걸림돌이 될 행방불명의 자녀(친자)를 어딘가로 입양시켰고(혹은 없앴고) 어차피 석-김부부가 주 양육자가 될 것을 예상했기 때문에 본인들의 아이 보람을 김씨의 딸로 올렸다는 가설을 세워보자. 여기에 석-김 부부는 직장에 알려지면 권고사직의 위험이 있고 사회적으로 낯부끄러운 생각에 놓였다는 판단이 있었다면?
하지만 이러한 부부의 예상과는 달리, 딸 김씨와 전남편 홍씨가 보람의 양육에 지극정성이었고 평소 심리적 거리감이 컸던 석-김 부부를 밀어내며 아이를 보여주지 않고 왕래하길 거부하는 등으로 자신들의 아이를 빼앗길 것이 염려되자 딸 김씨에게 모든 사실을 터놓게 되었다면? 이후 딸 보람을 아사직전으로 굶기고 학대하기에 이른 정황 역시도 설명이 된다. 결국, 부모에 대한 적개심과 증오심 아니겠는가?
김씨가 경찰에 입을 열지 않는 이유 또한 설명이 되는데 적개심과 증오심으로 부모의 딸인 자매 보람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 범행동기를 인정하는 꼴이 되는데 방임의 결과(의도 불분명)와 학대의 정황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의도 분명)는 형량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김씨가 이러한 이유로 입을 열지 않기에 석-김 부부 역시 거짓으로 일관하는 것은 아닐까?
김씨 친딸의 행방
1. 살해 후 시신유기
자신의 부정을 감추기 위해 딸과 가족, 주변 지인 모두에게 출산 사실을 숨기고 셀프 출산을 감행한 뒤 바꿔치기한 경우 혹은 부부가 공모해 범행을 저지른 경우, 가장 상상하기 싫은 최악의 수이지만 보람의 죽음을 목도하고도 신고하지 않은 이유가 설명되는 부분이다. 두 아이 모두 사망에 이르게 한 일로 더 큰 여죄가 있기 때문에 자백하지 못한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
2. 베이비박스
석씨가 본인의 딸과 김씨의 친딸을 바꿔치기하고 무기명으로 어딘가에 유기한 경우, 생존 가능성 높음.
3. 불법 입양
입양의 공식절차를 밟았으면 지금쯤 당연히 경찰에서 알아냈을 테지만 소식이 없으므로 인터넷 등에서 출생신고 안 한 아기를 물건처럼 사고판 흔적이 있다면? 어쨌거나 생존 가능성 높음.
끝으로
궁금한 이야기 Y와 실화탐사대, 프로파일러 배상훈 교수님의 팟캐스트, 연일 쏟아지는 뉴스들을 접하고 도저히 각 잡고 생각을 안 해볼 수 없었다. 너무 답답해서 온갖 가설을 다 세워봤지만 석씨가 모든 것을 털어놓지 않는 이상 상당한 수사난황이 예상된다.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고 보고도 믿기지 않는 사건이지만 아이의 억울한 죽음을 떠올리니 참을 수 없어 개인적인 공간에 주절거렸다. 너무 안타까운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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