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취 이야기

 

실제 사례

 

구취가 심한 동료가 있는데 요즘 마스크를 끼니 그나마 낫지만 같이 식사해야 할 때나 마스크를 내리면 지옥이 펼쳐지는 것이다. 개코마냥 냄새에 예민하기 때문에 나만 느끼는 것일 수도 있고 해서 견디다 지난여름 이야기해버렸다. 몇 년을 데면데면 지냈지만 최근에 좀 가까워지기도 했고 가까운 사람이면 꼭 이야기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구취가 있었다고 판을 깔면서 잦은 다이어트 때문에 위가 안좋은 것일 수 있다 양배추즙을 먹어 보라 선물하고 요즘 속가글이라고 있는데 그것도 선물하고. 상대가 지적질에 불쾌해하면 어쩌나 수없이 고민했지만 아가리똥내의 불쾌함보다 인간관계 조창나는 편이 낫기에(?) 나는 이야기 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상대는 불편한 기색 없이(물론 겉으로는) 아 그랬냐고 자기는 못 느껴서 그랬다고 멋쩍어하니 ㅇㅇ 충분히 그럴 수 있쥐 하면서 민망함 덜하게 맞장구도 쳐주고. 여하튼 구취 이야기로 몹시 친밀해짐. 이후로 이것저것 신경 쓰는 것이 보여서 미안하기도 하고 내가 쓰는 치약을 종류별로 몇 개 써보라고 주기도 했음.

 

 

송민호 강냉이짤

 

터놓기 이전보다 확실히 덜한데 그럼에도 약간의 구취가 남아있는 것임. 여기서 결단을 내려야만 했는데 상대의 노력이 너무 보여서 차마 말하지 못했다. 그땐 진심 상처받을 것 같아서 시나리오를 짜버림. 퇴근하고 치과에 예약했는데 기다려 줄 수 있냐고 진료 끝내고 밥 먹으러 가자며 30분이면 된다고. 나는 반년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치과에 다니는데 가서 스케일링할 거라고 가는 김에 같이 해요 하면서 내 깐엔 스무드하게 마지막 패를 던진 것.

 

눈치 까고 기분 나빠서 거절하면 어쩌지 겁나 신경 쓰였는데 동료는 급식 때 충치 치료하면서 스케일링받아보고 이후에 치과를 한번도 가보지 않았다고 했다. 아가리똥내의 근원을 알아버림. 아 역시 플라그가 숙주였구나. 하. 나 같은 쫄보새끼도 다닐 만큼 별거 아니라고 좀 시끄러운 게 다라고 사람 좋은 웃음 지으면서 결과적으론 멱살잡고 끌고 가게 됨. 보통 가면 스케일링 30분 안에 끝나는데 치석이 많은지 한 시간은 걸리더라고.

 

깔끔한 느낌이 들었는지 대만족 하셨고 아무리 빡빡 닦아도 지워지지 않던 아랫니 안쪽 커피 자국도 지워졌다고 좋아하는 것. 영민한 동료는 일부러 자기 때문에 치과 예약 잡은 것 아니냐고 냄새에 민감한 거 아는데 미안하게 됐다고 용기 내어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하는 거임. 상대의 마음 씀씀이에 감격해 룸곡 터질 뻔했음. 이후로 줜나 찐친이 됨. 역시 인간은 들키기 싫은 무언가를 공유할 때 친밀감을 느끼는 것이 확실하다.

 

내가 이 포스팅을 하게 된 이유는 코비드 시대에 아가리똥내에 대하여 고민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이빨성애자로서 뭔가 도움이 되고 싶어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썰을 풀어보았다. 물론 나처럼 구취에 민감한 사람도 있다는 것을 적극 어필하고 싶은 것이 주목적임. 

 

 

 

아래는 셀프 구취테스트다.

 

- 평소 위가 좋지 않거나 기능이 약하다.

- 역류성 식도염이 있다.

- 비염, 축농증 내지는 코에 관한 염증 증세로 냄새를 맡기 어렵다.

- 마스크를 끼는 즉시 셀프 아가리똥내를 맡을 수 있다.

- 이를 열심히 닦아도 개운함이 5분 이상 지속되지 않는다.

- 잇몸에서 출혈이 있다. 치주염.

- 입안이 마른다. 구강건조증.

- 평소 혀를 잘 닦지 않는다.

- 스케일링 받은 지 3년 넘었다.

- 손등에 침을 바르고 3초 후 냄새를 맡았을 때 매우 역하다.

- 하루 세 번 양치하지 않는다.

- 연초건 전담이건 흡연한다. 

 

이 중에 하나라도 걸리면 높은 확률로 구취가 있다고 봐야 한다.

 

 

구취제거 방법은 아래와 같다.

 

위나 식도 등 신체 기능상 문제가 있는 경우

: 원인 타파에 주력하고 병을 고친다. 양악과 한의학 사람마다 맞는 게 있다. 한 달에 두 번 일 년 정도 투자하면 거의 고치는데 대부분 퇴사하면 급건강해짐^ㅎㅎ^ 만병의 근원은 스트레스. 열이 많으면 아침마다 마시는 양배추즙이 실로 도움이 된다.

 

축농증 내지는 만성 비염
: 이건 수술하지 않는 이상 평생 안고 가는 사람이 대부분인데 아무리 이를 잘 닦고 스케일링에 주력해도 분비물이 차있거나 냄새를 못 맡으니 민감도가 떨어질 수 있음. 가족에게 물어야 한다. 가족이 없으면 친구에게 친구도 없으면 아몰랑..

 

구강건조증

: 비염이 있는 경우 동반되는 질환인데 입속 박테리아가 구취를 유발한다. 부정교합이거나 입으로 숨 쉬는 습관이 있는 사람도 해당됨. 입이 마르는 경우는 대체로 수분부족 때문이다. 물을 많이 마시고 잦은 물가글로 입속을 촉촉하게 만드는 게 포인트다. 리스테린 류의 알코올 함유 구강청결제는 더욱 메마르게 하니 금지다.

 

일 년에 한두 번씩 치과에 가고 스케일링도 하지만 구취가 있다.
: 평소 이를 닦는 습관을 개선하고 칫솔을 바꿔봐야 한다. 사람들은 의외로 시간 엄수를 하지 않고 이 닦은 방법을 모른다. 바르게 이 닦는 방법은 유튜브 동영상에도 많다.

 

치주염이 있다. 이 닦을 때 피맛이 남.
: 이건 치과 가서 초기에 무조건 고쳐야 함. 보험 적용돼서 돈도 얼마 안듦. 안 아프다고 방치하고 냅두면 잇몸 무너져서 임플란트 해야 한다. 비교적 젊다고 하는 30대에도 임플란트 하는 경우를 봤음. 콜라같은 탄산음료 줄여야 하고 치아와 잇몸을 부식시키는 산성 음식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먹고 바로 이를 닦는 게 베스트임.

 

담배 피운다. 흡연자.
: 반년에 한 번씩 치괴에 가셈. 치과 스케일링 보험 적용돼서 15,000원이면 쌉가능. 타르 착색 니코틴 착색 방치하는 사람들 의외로 진짜 많은데 (한숨..) 간단한 스케일링으로도 제거 가능하다. 누렁니 쪽팔리다고 몸사리면 임플란트행임. 늘 오늘이 적기다. 심하면 약품 써서 닦아 내야 한다고 함. 근데 닦인대요! 담배 피운 직후도 아닌데 남친 아가리에서 똥내가 나요ㅠㅠ 이 고민은 스케일링하면 백퍼 해결됨.

 

 

의사도 아니고 뭣도 아니지만 냄새예민러 이빨성애자로서 구취없는 세상을 위해 싸질러 보았다. 반박은 치과 의사에게만 받음. 구롬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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