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타투법 BTS 정국 언급, 몹시 불순하다

 

새벽부터 혈압 터지는 트위터 글을 봐서 급포스팅하게 됨. 
6월 8일 정의당 류호정이 올린 타투법에 관련한 글 때문이다. 

 

 


  류호정 의원 트위터 글 전문

BTS의 몸에서 반창고를 떼라!
좋아하는 연예인의 몸에 붙은 ‘반창고’를 보신 적이 있습니까? 

유독 우리 한국의 방송에 자주 보이는 이 흉측한 광경은 ‘타투’를 가리기 위한 방송국의 조치로 만들어집니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탓은 아닐 겁니다. 

타투가 윤리적 감정이나 정서를 해친다거나, 청소년 시청자에게 악영향을 준다는 주장은 예술적 표현의 자유 앞에서 설득력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타투행위’가 아직 불법이라 그렇답니다. 정말 그랬습니다.

자유로운 개인의 개성과 창의를 존중하는 세상의 변화에 ‘제도’가 따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그림과 멋진 글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타투는 불법입니다.

타투인구 300만 시대, 최고의 기술력, 높은 예술성을 지닌 국내 타투이스트들이 세계 대회를 휩쓸고, 세계 무대에서 뛰어난 아티스트로 추앙받고 있는 동안, ‘K-타투’를 KOREA만 외면했습니다.


그곳은 ‘산업’으로 육성되지 못했고, 그곳에서 일하는 시민은 ‘노동’으로 보호받지 못했으며, 그곳에서 일어나는 경제행위는 ‘세금’이 되지 못했습니다.

저는 오늘 ‘타투업법 제정안’ 입안을 완료했습니다.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의 공동발의를 요청합니다.
타투행위를 정의하고, 면허의 발급요건과 결격사유를 규정했습니다. 신고된 업소에서, 자격이 인정된 타투이스트만 시술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국민의 건강권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행위이니만큼 보건복지부를 주무 부처로 하고, 타투업자에게 위생과 안전관리 의무, 관련 교육을 이수할 책임을 부여했습니다.

연대의 입법입니다. ‘브래드 피트’, ‘스티븐 연’ 같은 헐리웃 스타의 타투를 시술했던 한 아티스트가 혼자만의 안전은 의미 없다며 재판장에 섰습니다. 우리들의 예술적 표현 행위가 정말 ‘위법’인지 다투고 있습니다.

그와 함께 수많은 타투이스트가 모여 노동조합을 결성했고, 스스로의 울타리가 됐습니다. 저는 국민의 대표로서, 300만으로 추정하는 타투 시민의 지지와 응원의 마음을 담아 그들에게 연대합니다.

 

타투이스트와 타투업을 보호하고 국민의 건강권을 보장하는 ‘타투업법’입니다. 발의 요건을 충족하고, 기자회견을 열겠습니다. 류호정의 타투와 멋진 아티스트들이 함께 할 것입니다.

2021년 6월 8일 국회 본관 223호
정의당 국회의원 류호정

 

 

정의당 류호정 의원의 트위터 @ryuhojeong92

 

 


  의도된 노이즈라면 몹시 불순하다.

이렇게 방탄소년단 정국의 타투를 예로 들면서 직접적으로 여러 장의 사진을 내걸며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해당 법안 취지와 BTS의 멤버 정국이 무슨 관련이 있다고 저렇게 어그로를 끄는지 모를 일이다.

 

타투의 예는 차고 넘친다. 류호정 의원 본인과 정의당이 지지한다던 노동조합에 가입된 수많은 타투이스트의 사진을 올려 세상에 알려도 충분하다. '혼자만의 안전은 의미 없다'며 재판장에 선 세계적 수준의 문신사를 예로 들었는데 사안과 관련된 인물을 차용해야 설득력을 얻는다. 물론 여기에도 타투이스트의 초상권 사용 동의는 필수다. 

 

타투이스트 분들 대부분이 멋진 타투를 하고 있어서 예술성을 홍보하기에 충분함에도 굳이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것에 극도로 예민한 아이돌 팬덤의 심기를 건드리고야 만다. 이것이 과연 의원의 당명처럼 '정의'로운가?

 

류호정 의원이 굳이 방탄소년단의 멤버 정국을 언급한 건 의도가 너무 투명한데 BTS 인기에 편승해서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려는 의도로 비친다. 아미(BTS의 팬덤)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의원님 말씀이 전부 옳습니다! 방탄소년단 정국의 문신은 소중합니다!"라며 자신의 의견에 동조라도 할 줄 알았나? 


이런 감수성을 몰랐다고 하기에는 해당 의원은 '트위터 유저'이고 트위터 유저라면 세계 최대 아이돌 팬덤 방탄소년단의 'ARMY', 나아가 모든 아이돌 팬덤이 아티스트 언급에 관련해 민감하다는 사실을 절대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재물로 삼은 것은 빠순이를 알로 보는 건 젊으나 늙으나 매한가지라는 씁쓸한 생각이 든다. 류호정 의원처럼 젊은 의원은 뭔가 다를 줄 알았다. 

 

사회 엄숙주의를 비난하는 척, 타투이스트의 인권을 위하는 척 유명인의 노이즈를 이용해 본인 광을 팔고 있지 않은가? 늘상 인권과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인권웅앵 정의당에서 전지적 빠순이 감수성과 아티스트 초상권 및 해당 논점으로 인해 받게 될 스포트라이트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은 모순 아닌가. 이러한 민감한 사항에 유명인, 아티스트가 이렇게 쉽게, 함부로 재물이 되어도 괜찮은가? 

 

순수한 의도로 방탄 정국의 문신을 예로 든 것이 아니라 팬들이 항의할 것을 예상하고 일부러 노이즈 나게 해서 정치적으로 관철시키려 했다면 류호정 의원의 의도는 몹시 불순하다.

 

 


 

군면제 논의로 BTS를 이용해 노이즈를 끌었던 하태경 의원
허경영까지 BTS에 숟가락을 얹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런 자극적인 이슈에 절대 빠지지 않는다.

 

  아티스트를 본인정치에 이용하지 말라

정치인들은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 위해 또는 본인정치에 날개를 달기 위해 이렇게 BTS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희생시킨 일은 한두 번이 아니다. 비단 류호정 의원뿐만 아니라 당을 가리지 않고 이미 여러 의원들과 정치인들이 예술인 군면제 사안과 K-POP 관련 법안을 내면서 BTS를 주야장천 언급해왔다. 


아니, 언제 방탄소년단이 군면제시켜달라고 그랬나? 지들끼리 북 치고 장구치고 머글 입에 오르내리게 하며 아티스트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쟁점화를 한 게 어디 하루 이틀인가 말이다. 체육계와 예술계의 차별, 그중에서도 대중음악 공로에 대한 형평성 논의를 위해 예로 들었다고 할 수 있지만 관철시키지 못할 바에는 언급을 안 하느니만 못하다. 대체 뭐라는 거야. 결국 어그로만 끌고 흐지부지 됐다.  

그리고 류호정 의원이 언급한 타투법(문신사법)은 이미 2017년부터 민주당의 박주민 의원이 발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때는 적어도 이런 막무가내 어그로는 없었다. 

 

 

맞말을 한건 이철희 전의원 뿐이다.

 

 


개인적인 생각도 타투법은 찬성 쪽에 가깝다. 규제를 하는데 한계가 있고 암암리에 성행하고 있는 타투 영업을 몰래 하기보다 세금 똑바로 내게 하고 투명하고 엄격하게 운영되어 위생을 지키게 하는 게 더 낫다고 보기 때문이다. 음지에서 양지로 이끌어야 뭐든 투명해지기 마련이다. 

 

타투는 몸에 영구적인 그림이나 글귀를 남기는 것 외에도 흔한 눈썹문신도 해당된다. 하지만 의사면허 없이 바늘과 날카로운 기구를 통해 타인의 몸에 시술하는 행위는 불법 의료행위로 이것을 양지로 끌어내려면 국가자격증과 같은 제도를 두는 것이 온당할 테고 여기엔 예산이 들고 세부적인 규정도 발현되어야 할 텐데 어느 수준까지 가능한지는 논의가 필요하다. 

 

규제를 완화하고 양지로 이끈다고 해서 무분별한 의료행위로 감염과 부작용 등의 의료 사고가 일어나게 되면 그땐 누가 책임을 질 것이며 어떤 식으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하는지 또 다른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자영업의 개념인 타투이스트가 의료사고를 책임질 여건이 되나? 성형외과에서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것처럼 타투 역시 보험의 해택을 받기 어려울 텐데 의료사고에 대한 확실한 답이 필요해 덮어놓고 찬성하기도 어렵다. 

 

타투법을 찬성하고 반대하고를 떠나서 위험성이 분명 존재하고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이런 식은 곤란하다. 가만있는 아티스트 머리채 잡지 말고 국회의원들은 스스로 의견을 피력할만한 논리를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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