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4분기 OTT 드라마 단평
- 문화체육인/DRAMA
- 2021. 3. 16. 03:38
루머의 루머의 루머 (13 Reasons Why, 2017~2020)
'13가지 이유 왜'라는 영제보다 배급사에서 붙였을 한국 제목이 라임도 똭똭이고 훨씬 더 찰짐.
실로 간만에 손대는 학원물이라 하이틴 애기들 귀염뽀짝하고 흥미진진해서 코에서 뜨거운 바람 훅훅 나오던 시즌1에 비해 주인공 클레이가 급성장 급흑화되면서 흥미가 꼬무룩 치는 시즌2인데 Aㅏ.. 왜 저런대 왜 저런대만 반복하다 결국 리스트에서 삭제함. 너드캐가 급발진 넣는 건 참을 수가 없다구!
원작 소설이 완성도가 있어서 그런지 플롯이 상당히 탄탄하고 시즌1에서의 심리묘사와 서스펜스는 실로 대단했다. 무리하게 시즌을 늘려서 망조가 든 케이스로 누가 한나 베이커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는지 더는 궁금하지도 않아버리고 본게 아까워서 다시 손댈까 싶다가도 맴을 잡아채 쥐어흔드는 캐가 실종되어 방생한다. 빠잉.
너의 모든 것 (You, 2018~)
돌아온 가십걸의 쌍놈 펜 바드글리 출연작이라 들어가 말어를 한 오백년 고민 끝에 들어갔으나 초반부터 흐물흐물해서 후회탐. 끌까 말까 고민을 수도 없이하다 시즌1을 끝내버림. 고구마를 먹이면 사이다가 뒤따르기 마련인데 이건 물고구마 밤고구마 호박고구마 시벌 퍽퍽이고구마 썩은 고구마 이후 아몰랑을 시전하는 대책불구 드라마이다. (극대노)
남주는 순수한 척 상냥한 척 오지는 문학소년의 가면을 쓰고 예쁜 여자만 골라 망붕하는 변태스토커 새끼인데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잡범스러워진다. 근사한 서브남주도 없고 지성과 근육 터지는 하드보일드 수사물도 아니라 가뜩이나 마음 둘 곳이 없어 방황하던 차에 조심성 떨어지고 눈치 재기한 여주마저도 꼴배싫임. 덱스터나 한니발보다 자극적이거나 매력터지는 사이코패스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는 한 이 장르는 영원히 빠잉일 거 같다.
고져스한 oppa들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움에도 불구하고 잘생긴 애들 중에서 유일하게 별로인 애들이 딱 둘 있는데 그게 펜 바드글리랑 제임스 프랭코임. 아 희한하게 불쾌하고 희한하게 별로임. 발을 막ㄱㄱ 털어.
진정령 (陈情令, 2019)
중국 본국에서는 판타지 무협 장르로 소개하는 드라마인데 한국에서는 코미디 혹은 BL물로 소비된다. 엄복동 CG는 웰메이드구나 그간 조롱탄 것에 대해 회개를 불러일으키는 수준의 아스트랄함이 관건임. 자세한 설명은 의미가 없기 때문에 생략한다.
샤오쟌과 왕이보라는 중국의 신흥 대스타들이 출연하는데 남주 둘 다 현역 아이돌 출신 연기자로 몹시 잘생겼다. 그중에서 왕이보는 UNIQ라는 아이돌 그룹의 멤버로 한림예고썰이 나오는 것 보면 한국에서 연습생 시절을 보내고 데뷔했던 모양이다. 샤오잔은 청순토끼, 왕이보는 섹시고영이로 빨리는 것 같음. 둘 중 고를 수 없으니 둘 다 사랑하겠다.
암튼 와꾸빠심으로 보아도 허접함은 이겨낼 수가 없어서 트위터에서 짤로만 소비하는 대륙의 오빠들이 되시겠다. 사랑해요. 귀화하세요.
와이 우먼 킬 (Why Women Kill, 2019)
루시 리우 등판에 얼마나 늙었는지 확인하려고(질투) 틀었는데 여전히 매력이 낭창낭창하시고 섹시하심. 아메리칸 스나이퍼와 인히어런트 바이스 출연했던 샘 재거 oppa가 나와서 반가웠음.
지고지순한 가정주부지만 남편 불륜에 뒷빡 맞고 돌아버린 워먼, 베프의 아들과 자고 남편은 게이인 막장집구석 사교계의 허세 워먼, 결혼한 주제에 다자연애 상대를 가정으로 끌고 들어온 몰염치한 변호사 워먼의 시대별 남편 잡아먹기로 헐리우드판 김순옥 드라마다.
500일의 썸머를 연출한 마크 웹 감독(찌질이새끼), 위기의 주부들 작가인 마크 체리가 극본을 썼는데 답습하는 분위기로 루시 리우가 어린남자 탐닉하던 자유분방한 주부 에바 롱고리아(가브리엘)스럽고, 지니퍼 굿윈은 빨간머리 퍼펙트 주부 마샤 크로스(브리)스럽다. 그럼에도 테리 해처(수잔 마이어) 같은 동네방네 민폐 끼치고 다니는 샹년캐가 등판하지 않아서 다행. 10부작 킬링타임용 드라마로 K막장에 익숙하면 다소 심드렁함.
영드 데스 (DES, 2020)
영국의 연쇄살인범 데니스 닐슨의 모큐(Mockumentary)라고만 알고 진입했는데 어? 닥터후에 나왔던 아저씨가 아니냐 급빵끗 며칠 간격으로 왓챠 추천작 배드 사마리안을 보다가도 어? 아저씨가 또 나와서 빵끗빵끗.
뭔가 본대 있게 만들려고 범죄학 전문가 코칭 하에 연기한 티가 팍팍 나긴 하는데 왜 제작되었는지 의문이 뻐렁치는 드라마였다. 데이비드 테넌트의 반사회성 인격장애 연기 대박이고 나름 서늘함. 특히 인터뷰 독백 연기는 압도적이고 상당히 파워풀해서 연기과 교수들이 사이코패스 범죄자 연기 교본으로 쓸 것만 같다.
근데 범인의 서늘함에 비해 형사 나부랭이와 그 외 인물 설정이 뭉텅뭉텅해서 결말에 다다를수록 짜게 식는데 당시 경찰의 무능과 수사의 한계성을 보여주고 싶은 의도로 해석되지만 짜침의 뎁스가 느무 크다 보니 결과적으로 데니스 닐슨을 기리기 위해 만든 작품 같음. 위인전기스럽단 말이다. 그래서 보고 나면 줜나 기부니만 드러움.
매니악 (Maniac, 2018)
똑띠하게 작품을 잘 고르기로 정평난 엠마 스톤과 조나 힐 주연으로 트루 디텍티브 시즌1의 캐리 조지 후쿠나 감독이 연출을 맡아 수작임을 감잡고 에너지 몰빵해서 시청했으나 상당히 난해한데다 우울감이 느껴져서 영혼까지 탈탈 털림. 뭣보다 등장인물들이 담배를 쉼 없이 피워대서 흡연 충동이 절로 남. 금연 중에는 절대 시청금지.
줄거리는 정보가 너무 없는데 요약하자면, 한 제약회사에서 정신질환에 쓰일 신약 개발을 위해 임상실험 지원자를 모으게 된다. 신약 테스트로 인해 각기 주인공들은 현실과 가상이 마구 뒤섞인 가운데 대면하고 싶지 않던 과거의 트라우마와 맞닥드리게 되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치유해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인셀의 긍정적인 방향성을 제시하는 이터널 선샤인 풍의 드라마로 굳이 장르를 따지자면 SF 블랙코미디.
에피소드는 총 10편으로 공간설정이 근미래로 표현되고 있는데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이 맞나? 제대로 따라가고 있는 것인가? 의뭉스럽고 3편까지 실로 갸우뚱해버림. 근데 이후부터는 깔아놓은 밑작업 덕분인지 술술 풀리는데 스토리 라인보다 영상미가 압도적이라 넋을 놓게 보게 된다.
특히 90년대 페미콤을 소비하고 찬양했던 이들의 오리엔탈리즘에 대한(정확히는 일본에 대한) 동경이 가득 담겨있다. 그 시절 에반게리온이나 공각기동대 덕후가 그려내는 오타쿠 세계관 같음. 과거와 현재를 뒤집어 놓기 위해 의도적으로 80년대의 키치한 센서빌리티와 장치들을 곳곳이 심어놓은 것이 상당히 흥미로운 지점인데 근미래 배경에 80년대 무드를 넣어 대칭점을 만들었다. 과거와 같은 현재, 현재와 같은 과거.
이러한 넘치는 볼거리에도 피로감은 어쩔 수 없는데 8회 차부터 갑작스럽게 터져 나오는 눈물에 나조차도 놀라버림. 끝까지 버티면 명작을 얻게 되고 못 버티면 세상 본적 없는 값비싼 대망작을 목도하게 된다. 넷플릭스의 자본력 아니면 탄생할 수 없는 st의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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