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듀스 시즌2 마려워

 

왓챠에 HBO의 문제작 <더 듀스> 시즌 1이 올라왔다. 전에도 언급했듯이 핸썸계열 중 유일무이하게 제임스 프랭코(feat. 펜 바드글리)의 악개이기 때문에 거를까 하다가 극호인 메기 질렌할 출연으로 대작의 스멜이 느껴지는 데다 파격과 파괴의 파티 그 자체라는 지인의 영업에 설득되어 주말 내내 폭빠져 과몰입 상태임.

 

카트린느 브레야의 <섹스 이즈 코미디> 모자이크 덕지덕지 바르고 필름 가위질 한 것을 두고 왓챠는 글러먹은 놈들이다 싶어서 조금의 기대도 없었으나 이게 머선 일이고. 무려 UNCUT 장쾌하게 호쾌하게 그렇게 일 년 치에 해당되는 타인의 하의실종을 목도했다.

 

 

굿바이, 루비..

 

더 듀스는 1970년대 뉴욕 듀스 구역(42nd Street Manhattan)을 배경으로 시대성장과 도시정화로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는 거리의 노동자들의 우여곡절과 애환을 담은 드라마로 성노동자의 삶이 얼마나 팍팍한지 그 고단함으로 인해 살색의 대향연에도 불구하고 처연한 감정이 드는 것이 이 드라마의 종특이라고 할 수 있다.

 

수완과 신뢰, 약간의 선의를 담당하는 인물이 제임스 프랭코인 것에 대해 극초반 입꼬리를 피식했으나 그의 연기에 설득당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가 맞은 역할은 바텐더 빈센트로 슬럼화된 거리에서 첨단으로 가는 발전 속에서 큰 욕심부리지 않고 적당히 현재를 살면서 적당히 방관하고 적당히 성장하길 원하는 인물로 묘하게 밸런스가 조화로운 인물이다. 인간헤겔 인간정반합에 가까움. 그렇다고 딱히 회색인간도 아닌데 열혈캐라고 하기에는 너무 또 선을 딱딱 잘 지키고 분노도 몹시 잘 다스림. 

 

빈센트와 더불어 균형과 대칭을 이루는 또다른 인물로는 메기 질렌할이 맡은 매춘부 캔디이다. 모두가 포주를 두고 일하는 험난한 거리 생활에서도 꿋꿋이 나 홀로 위험천만한 성노동을 이어가 나며 생계를 꾸린다. 그런 그녀가 우연한 계기로 포르노 영화 산업에 뛰어들게 되면서 성노동자의 삶이 아닌 영화인으로서의 삶을 꿈꾸게 되는데 전문가적 노하우를 뽐내며 dreams come true를 시전하게 되신다. 캔디언냐가 시즌1에서는 시동만 거는데 업계의 개척자이자 대모로 시즌이 진행될수록 메가히트하실 것 같은 필이 찌르르 왔음.

 

이 둘은 듀스 거리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인물로 독특한 점은 몹시 체제순응적이라는 것이다. 모두가 헤매고 있는 변화의 시기에 누구보다도 발 빠르게 시대에 몸을 던지면서도 계몽적이거나 개혁적으로 그려지진 않는다. 그렇다고 단순 럭키하다고 보기에는 개빡시게 사는 두 인간들이라 '그지텃밭에서도 현자는 자라난다'라고 볼 수 있는데 현몽가이자 준비된 인간형에 가꿉다.

 

 

굿바이, 애슐리 아니 도로시 스피나..

 

뉴욕의 슬럼가는 도시계획에 발맞춰 눈엣가시인 거리의 매춘부를 소탕하기에 이르는데 그녀들은 보이지 않는 곳으로 치워진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퇴폐업소로 터전을 옮기고 누군가는 포르노 산업에 뛰어들고 누군가는 거리를 뜨게 된다. 거리가 음지화 되는 과정에서 부패한 정치권력이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시사하고 있는 것. '금지는 곧 허가다'라는 어느 순경의 한 줄짜리 대사가 이 드라마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시의 일상화된 하청폭력과 착취는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 드라마는 적나라하게 전시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포르노 소재를 다루고 살색의 대향연이 펼쳐진들 잔혹한 폭력에 노출된 상황에서 성적흥분이 아닌 무력감이 느껴지는 일은 어쩌면 당연한 것 같다. 변화의 시기에 재각기 어른의 사정으로 불법과 합법 사이에서 줄을 타는 업주, 노동자, 마피아, 성소수자, 포주, 성노동자, 경찰, 고위 관리자, 기자 등 여러 직군의 인물들을 고르게 다룬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쿨병 #해명해

 

이 완벽한 걸작에도 흠결은 있었으니 쿨병 걸린 애가 하나 등장하는데 곱게 자란 부잣집 딸내미지만 자퇴하고(휴학인가? 무튼) 바텐더 생활을 하게 된 빈센트의 new여친 아비게일 파커(마가리타 레비에바), 일명 애비 되시겠다. 교수한테 학점 따내려고 몸 던지고 바텐더로 취직하려고 플러팅이나 하는 주제에 성노동자들에게 같잖은 선민의식 부리고 주체적인 여성을 표방하며 훈계조로 대하는 것이 줜나 웃김. 특히 일하다 말고 카메라 딱딱 거리면서 이죽거리는 씬에서는 진짜 줘 패고 싶더라고. 있지 달라달라 노래가사마냥 살고 앉았어.

 

애비의 자의식과잉 캐릭터가 얄팍한 데에는 이렇다 할 서사가 부여되지 않고 깝치는 것만 보여주다 보니 그러한 것인데 꼴같잖다는 걸 전시하려는 목적이면 200% 달성이지만 그런 의도가 아니었고 찐으로 여성의 주체성웅앵 캐릭터라면 감독과 작가를 뚜까 패야한다. But, still 잉크가 마르지 않았기 때문에 중립기어를 넣어본다.(라고 말하고 분개) Ar.. 시즌2 마려워!

 

왓챠에서 아직 더 듀스 시즌2와 시즌3를 서비스하고 있지 않아서 암흑의 경로로 구해봤으나 한글자막이 없어서 대략난감. 모자란 영어로 훑어보기에는 집중도가 떨어짐. (한숨) 씨네스트 슨생님들께 굽신거리는 것도 원투데이지. 아무튼 왓챠야. 빨리 서비스해주세요. 각잡고 대기 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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