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손님 인비저블 게스트 #스릴러의 신흥강국 스페인 넷플릭스 반전영화


 

 

The Invisible Guest, 2016

 

  넷플릭스 반전영화, 세번째 손님

 

<인비저블 게스트>는 2017년 개봉 당시 주변의 꽤 많은 사람들이 보고 와서 추천했는데 심드렁했던 작품 중 하나다. 요즘은 메멘토류의 내내 머리 쓰고 쫄깃해야 하는 반전물에 극도의 피로감을 느껴서인데 이 영화는 살짝 쫄리는 와중에도 요상하게 편안한 마음이 들어서 새로운 느낌을 주는 반전영화이다. 오늘은 넷플릭스에서 <세 번째 손님>이라는 제목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되고 있는 인비저블 게스트의 이모저모를 털어본다.

 

 

  인비저블 게스트 출연진

 

아드리안 도리아 / 마리오 카사스 (Mario Casas)
로라 비달 / 바바라 레니 (Barbara Lennie)
다니엘 가리도 / 이니고 가스테시 (Inigo Gastesi)
토마스 가리도 / 호세 코로나도 (Jose Coronado)
버지니아 굿맨 / 안나 와게너 (Ana Wagener)

 

 

 

 

  인비저블 게스트 줄거리 (스포일러 X)


젊고 매력적인 신흥재벌 아드리안(마리오 카사스)은 사진작가인 로라(바바라 레니)와 불륜관계에 있다. 로라도 그처럼 유부녀이기에 부담 없이 밀회를 즐기던 두 사람은 출장을 핑계 삼아 떠난 한적한 여행길에서 운전 중 사고를 낸다.

 

사고 차량에는 앳된 남성(이나고 가스테시)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고 이 불륜커플은 교통사고를 은폐하기 위해 아드리안은 시체유기를, 로라는 차량유기를 맡고 각자의 롤을 수행하기로 한다. 하지만 사고차량에 시동이 걸리지 않는 문제로 로라가 당황하고 있던 때에 길을 지나가던 한 친절한 노년의 운전자가 그녀를 돕겠다 자처한다.

 

시간이 흐른 뒤 사건이 미궁으로 빠지게 되면서 차츰 정리되는 듯 보였지만 사건을 끝으로 관계를 정리한 두 사람에게 모든 비밀을 알고 있다면서 10만 유로를 요구하는 베일에 싸인 인물에 협박당해 320km나 떨어진 설원의 벨라비스타 호텔로 불려 가게 된다.

 

715호 호텔 룸, 이 둘은 기습공격으로 인해 아드리안은 기절하고 로라는 숨지게 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밀실 살인에 가까운 이 사건에 빼박 용의자로 몰린 아드리안은 승률 100%의 유능한 변호사 버지니아를 선임하게 되고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사건을 재구성한다.

 

 

 

 

  스페인의 슈퍼스타, 마리오 카사스

라이언 레이놀즈 흑화버전 같은 이 배우는 스페인 내에서 강동원 + 하정우 + 이민호 급으로 TV시리즈와 영화, 광고계를 전부 발라버린 슈퍼스타라고 한다. 이미 그리된 지 십여 년이 흘렀다고 하니 우리에겐 생판 초면이지만 인비저블 게스트는 톱스타가 출연한 영화인 셈이다. 마리오 카사스는 마치 외국인 관점에서 오징어 게임의 성기훈, 이정재 같은 존재일 것.

 

 

 

좌, 마리오 카사스 / 우, 라이언 레이놀즈

 

핀터레스트에서 찾은 시밀러 이미지인데 보는 눈들은 다 비슷비슷한가 보다. 사진상으로는 별로 안 닮아 보이지만 영상에서는 정말 묘하게 비슷한데 라이언 레이놀즈가 에스파뇰로 환생한 모습이다. 물론 라이언 레이놀즈가 2만 배 정도 선해 보임.. 마리오 카사스는 뭔가 악의 기운과 광기가 느껴지는데 스페인 내 대중픽 탑클라스라니 에스파뇰들이 선호하는 재질인가 보다.

 

 

 

 

이 영화에서 마리오 카사스는 엘리트 신흥재벌로 등장하는데 잘생겼고 훤칠하지만 약간의 얇실함, 약간의 반항기, 약간의 사악함이 고루 묻어나는 얼굴과 묘하게 살기 어린 눈빛이 인상적이다. 광기의 바이브가 느껴짐. 성경이 드라마화된다면 유다 역으로 추천하고 싶은 배우로 풍기는 아우라가 스포일러인 셈.

 

 

 


  세 번째 손님, 결말을 알고 가도 재밌다


반전영화는 스포일러 당하면 곱창난다는 지론이겠지만 간혹 어떤 반전영화는 스포일러에 노출되어도 흥미진진한 경우가 있는데 인비저블 게스트는 여기에 해당된다. 대체로 유추 가능한 추리로 '누가 범인인가'에 초점이 맞춰진 흐름이 아닌 '왜 때문에? 뭣 땀시?'에 흥미가 쏠린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엔딩이 버라이어티 한데 아주 잘 짜인 위빙 조직처럼 깔끔하게 매듭지어진다. 심지어 눈치채고 있었음에도 한발 더 들어가는 영민함이 이 영화에는 있다. 애초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완벽한 큐브의 형태를 이루고 완벽하게 설득해낸다.

 

 

 


  왜 머리 쓰지 않아도 되는 반전영화인가?

 

  1. 평이한 시공간과 단순한 전개 방식

세번째 손님, 인비저블 게스트는 일단 어려운 영화가 아니다. 과거 시점과 현재 시점을 보여주지만 사건의 흐름을 뒤죽박죽 섞어놓지 않았고 사건 순서에 혼돈이 오지 않게끔 비교적 편안한 진행에 있다.

 

로라 비달의 시점, 아드리안 도리아의 시점, 피해자 부모의 시점을 그리지만 이 모든 것은 유능한 변호사 버지니아의 추리로 결국 한 사람의 시점으로만 그려져 있다는 점에서 혼돈이 최소화된다.

 

 

  2. 간소한 등장인물

추리영화, 반전영화에서 복잡다단한 인물관계도는 경우의 수가 늘어남을 의미하는데 인물을 파악하고 알리바이를 추적하면서 복선을 찾아 참과 거짓을 가려내는 과정에서 보통 멀미가 나고 골이 빠게 진다.

 

이 영화는 중심인물이 다섯 명으로 매우 간소한 편이니 큰 줄기만 따라가면 된다는 점에서 피로감이 덜하다. 게다가 다섯 명 중 두 명은 이미 고인이니 누가 범인인지는 이쯤 되면 중요하지 않다.

 

 

  3. 피로를 덜어주는 타자화
보통 반전을 노리는 추리 형태의 스릴러에서는 앞뒤 좌우를 파악할 수 없도록 과몰입을 유도하는 덫을 놓기 마련이고 주인공 시점에 감정 이입하게 한다. 주인공이 피폐해질수록 과몰입한 나 자신도 피로감에 쩌드는 형국. 

 

하지만 인비저블 게스트는 사건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변호사 버지니아가 타자화해 사건의 썰을 푸는 방식으로 온전한 남 얘기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피로감을 덜었다.

 

 

 

 

  감독, 오리올 파울로

<인비저블 게스트>의 감독 오리올 파울로는 2014년 데뷔작인 <더 바디>라는 스릴러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더 바디>는 김상경, 김강우, 김희애 주연의 <사라진 밤>이라는 제목으로 2018년 한국에서 리메이크되기도 했으니 비교해봐도 재밌을 듯.

 

이때도 각본과 감독을 동시에 맡았고 인비저블 게스트도 마찬가지인데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각본이 주업이고 감독직이 부업 같다. 오리올 파울로는 촘촘한 위빙 재질의 스릴러를 짜는데 특화되어 있는 인물처럼 느껴져서 참여한 작품들을 훑어볼 예정.

 

아버지 역으로 나오는 호세 코로나도는 <더 바디>, <보이미씽>, <인비저블 게스트>까지 오리올 파울로 감독과 연이어 함께하는 거보면 이 감독의 페르소나인가 보다.

 

 

 

 

  스릴러의 신흥강국 스페인

 

세상 섹시한 안토니오 반데라스, 페넬로페 크루즈, 하이베르 바르뎀을 할리우드에 수출했고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라는 거장 오브 더 거장을 배출해낸 스페인이지만 21세기 들어 이렇다 할 아이콘이 실종되어 있던 찰나에 넷플릭스 드라마 <종이의 집> 시리즈와 오리올 파울로 감독의 몇몇 작품들이 두각 되면서 요즘 스페인은 새로운 스릴러의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20세기 누벨바그로 대표되는 프랑스 영화들에 비해 마이너한 재질의 살색 가득한 정열적 심벌과 형형색색의 화려하고 팬시한 이미지의 스페인 작품들이 21세기 들어서는 마치 용광로에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극도로 차분하고 냉혹하면서도 다크해진 것이 개인적으로는 개성 실종의 느낌으로 씁쓸한 기분을 지울 수 없다. 물론 이건 세계적 추세이기도 하다. 

 

하지만 K적 취향에는 ㅇㅈ으로 적어도 글로벌 대중화에는 성공하고 있으니 제2의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생각도 들었다.

 

 

 

Antonio Banderas & Pedro Almodovar

 

스페인이여, 여전히 뜨거운 것을 원합니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