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나잇 인 소호 #정정훈 안야 테일러 조이 UP 에드가 라이트 DOWN

 

 

 

Last Night in Soho, 2021

 

 

  라스트 나잇 인 소호 출연진

 

엘로이스 (엘리) / 토마신 멕켄지 (Thomasin McKenzie)
꿈속 여인, 샌디 / 안야 테일러 조이 (Anya Taylor-Joy)

 

포주, 잭 / 맷 스미스 (Matt Smith)
콜린스 부인 / 다이애나 리그 (Diana Rigg)
친구, 존 / 마이클 아자오 (Michael Ajao)
룸메이트, 조카스타 / 시노브 칼슨 (Synnøve Karlsen)
엘로이스 할머니 / 리타 터싱엄 (Rita Tushingham)

 

은발의 신사 / 테런스 스템프 (Terence Stamp)
60s 경찰 / 샘 클라플린 (Sam Claflin)

 

 

 


 

라스트 나잇 인 소호 줄거리
(스포일러 X)

 

영국 콘월 레드루스 시골마을에서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엘로이스(토마신 멕켄지)는 옷 만드는 실력 하나로 런던의 유명 패션 디자인스쿨에 합격하고 꿈에 그리던 대도시 런던 소호에 입성하지만 기숙사로 향하는 길 택시기사에게 기분팍식 플러팅을 당하는가 하면 룸메이트로 배정된 허세충 조카스타(시노브 칼슨)로부터 대놓고 촌뜨기 취급을 당하며 런던 입성 첫날부터 삐걱대기 시작한다. 

 

밤마다 광란의 파티가 이어지는 신입생 기숙사를 견디다 못한 엘로이스는 피츠로비아 구지(Goodge Street) 8가에 자취방을 얻어 나가게 되는데 노파 콜린스 부인(다이애나 리그)이 홀로 운영하는 낡은 구식 건물이지만 조용하고 아늑한 방이 꽤나 마음에 든다.

 

이사한 집에서 엘로이스는 매일 밤 자신이 동경하던 1960년을 배경으로 꿈을 꾸게 되고 꿈속에서 샌디(안야 테일러 조이)라는 가수 지망생의 삶을 엿보기도 하며 자신과 동일시하기도 한다. 소심한 자신과 달리 자신감 뻐렁치고 야망에 부푼 샌디의 거침없고 파워당당한 에티튜드를 동경하는 엘로이스는 자신의 패션 작업물에 영감을 얻고 꿈의 여인 샌디의 스타일을 손민수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동경의 대상인 샌디가 매니저를 자청한 포주 잭(맷 스미스)과 사귀기 시작하면서 그에게 착취당하고 숱한 남성들로부터 유린당하는 장면과 그로 인해 영혼이 타락하는 과정을 생생히 목도하게 되는데 샌디에게는 꿈의 무대였던 리알토 클럽은 실상 소돔과 고모라로 절망의 무대가 되어버린다. 

 

꿈과 현실에 혼돈이 오기 시작한 엘로이스가 극도로 예민해져 이상반응을 일으키자 클래스에서 유일하게 호의적인 친구 존(마이클 아자오)은 그녀를 걱정하고 챙기지만 엘로이스는 현실에도 유령을 보며 쇠약해져만 가고 결국 의문을 풀기 위해 1960년대에 일어난 일들을 스스로 추적하기에 이르는데..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신병 앓는 토마신 멕켄지, 빌런처럼 보이는 이유

 

줄거리보다 더 간단하게 <라스트 나잇 인 소호>를 요약하자면 '영국의 한 어린 영매 소녀의 자취방에서 일어난 한풀이 대소동'이라고 간략할 수 있다. K였으면 진즉 신내림을 받아 무당이 되었을 것을 영국 애라 그러지 못한 거 아니냐며(..)

 

엘로이스(토마신 멕켄지)는 그녀가 어린 시절 극단적 선택을 한 어머니의 심령을 본다. 이러한 설정은 극초반에 깔리는데 심령을 보는 문제로 골치깨나 썩었음을 알 수 있다. 영화를 끝까지 보면 엄마 유령은 마치 선한 귀신, 딸 엘리의 수호신에 가깝다고 볼 수 있는데 온갖 잡귀를 보는 능력을 가진 그녀의 보호막이 되어준다.

그동안은 엄마 귀신만 주야장천 보던 애가 급격히 영이 트인 것은 원래 다른 귀신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었는데 대도시 런던으로 가서 바운더리가 넓어진 탓에 여러 귀신을 보게 된 것인지 평소처럼 '엄마신'을 모시지 않아서인지는 알 길이 없다. 귀신을 볼 때마다 화들짝 놀라 정줄을 놓는 지경에 이르는 것을 보면 본인이 신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오리엔탈 오컬티즘으로 해석하자면 그렇다. 

 

 

 

 


영화에서는 이것이 정신분열인지 영매로서의 능력인지 모호하게 만듦으로써 극적 재미를 추구하고자 하는 면이 있으나 주인공 엘로이스의 '귀신을 보는 능력'에 대한 설정이 명확했다면 좀 더 설득력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자신에게 다가서는 유일한 친구 존을 강간미수범처럼 몰아가거나 잘난척하는 허세충에 불과한 조카스타를 가위로 해하려고 했던 일, 잘 알아보지도 않고 은퇴한 형사를 살인범으로 몰아세워 죽음에 이르게 한 점 등에서 설득력이 만무하니 그저 민폐 캐릭터로 비친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러한 민폐를 끼치고 나서도 훗날 업계에서 크게 성공함. (이건 뒤에서 다시 언급하겠다)

한마디로 미친ㄴ 발작에는 이유가 없고 납득도 되지 않기 때문에 주인공이 느끼는 무형의 공포에 대한 공감이 아니 되고 미간만 찌푸려지는 것. 극 중 엘리가 영적 능력을 받아들이던 받아들이지 않건 간에 관객은 이러한 설정에 사전 정보가 필요했다고 보는 이유이다. 이러한 정보를 어떠한 방식으로 풀어가며 관객을 납득시키냐가 작품성을 판가름하는 척도가 될 테지만. 

 

 

 


 

에드가 라이트의 해피엔딩 강박

 

에드가 라이트는 쿠엔틴 타란티노, 로베르토 로드리게즈와 함께 작업한 이력이 있는데 <그라인드하우스>의 아주 짧은 페이크 영상 중 하나를 연출했다. 그라인드하우스에 필모그래피를 올린 일라이 로스와 에드가 라이트 둘 다 B급 정서의 타란티노 & 로드리게즈 사단-키즈(친목)라고도 볼 수 있는데 일라이 로스가 이들의 파괴력과 잔혹성만을 똑 때서 제식대로 업그레이드시킨 살육시장의 꼴통이라면 에드가 라이트는 그들처럼 음악을 매우 잘 쓰고 빠른 전개와 현란한 영상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명맥을 잇는다. 심지어 이들처럼 엄청난 영화광이기도 함. 

 

 

*그라인드하우스(Grindhouse)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의 좀비물 <플래닛 테러(Planet Terror)>,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슬래셔물 <데스 프루프(Death Proof)>를 묶은 익스플로이테이션 필름(B급 저예산 폭력물)으로 2007년 개봉했다. 

 

이들과 결이 닿는 B급무비 스타일을 지향하는 당시 신인감독이었던 일라이 로스, 에드가 라이트, 롭 좀비와 공모작에서 당선된 제이슨 에이즈너의 페이크 예고편이 영화 중간중간에 실렸다. 이 페이크 예고편 중 로버트 로드리게즈 작품인 <마셰티, 2010>와 제이슨 에이즈너 작품인 <산탄총을 든 부랑자(호보 위드 어 숏건, 2011)>가 본편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에드가 라이트는 뭐든 일단 폭파하고 보는 사이다킹 로베르토 로드리게즈, 극단적 유희를 추구하는 파괴왕 쿠엔틴 타란티노의 쿨함과는 거리가 먼데 작품마다 특유의 질척거림이 있다. 소년 감성에 집착해서인지 늘상 해피엔딩으로 매조질 하는 습관이 그러한데 120분간 장르영화로 조져놓고서는 마지막 5분을 그저 그런 흔터지는 상업영화로 마무리한다는 점이다. 

주인공은 성인임에도 늘상 미숙하고 결핍적인 인물로도 그려지는데(보통은 엄마의 부재와 그리움) 타고난 재능을 발휘해 만화같은 성장을 이룸과 동시에 후반부에는 반드시 행복해지고 성공적인 미래를 그린다는 점에서 강박적이다. 이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로 타인 관점 민폐녀 엘로이스는 패션 디자이너로서 성공을 거두고 사랑도 행복도 쟁취하며 하이틴 무비의 정석처럼 매조질 된다.

 

그 쌩 지랄을 떨어놓고 파이널리 성공가도에 올랐다는 것인데 설정상 그렇다 치더라도 관객은 패션왕으로서 그녀의 탁월한 능력을 감상조차 할 수 없지 않았던가? 전작 <베이비 드라이버>에서 안셀 엘고트의 운전실력이 갓벽한 것에 비해 <라스트 나잇 인 소호> 엘로이스는 그저 꿈속 대상을 손민수해서 선생에게 칭찬 몇 마디 들은 정도로 실력을 가늠케 한다는 점에서 결말이 또잉인 것이다. 

 

 

 

 

  Stylist 정정훈 촬영감독

 

90년대 초중반 왕가위 감독의 메이트 크리스토퍼 도일, 2000년대 초중반 이와이 슌지 감독의 메이트 시노다 노보루처럼 박찬욱 감독에게는 정정훈 촬영감독이 있다.

 

정정훈 촬영감독은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를 작업하고 세계적인 명성을 얻어 미국으로 가 박찬욱과 함께 <스토커>를 찍으며 한국 촬영감독으로는 최초로 할리우드에 진출했다. 이후 박찬욱의 <아가씨>를 제외하면 <그것>을 포함해 줄곧 할리우드 씬에 오퍼를 받아 작업했고 2022년에는 디즈니 플러스의 오비완 케노비(스타워즈 속편)에 촬영을 맡는다고.

 

 

 

 


<라스트 나잇 인 소호>에서도 탁월한 영상미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영상으로만 따지면 2021년 봤던 영화 중에 최고라고도 할 수 있는데 특히 안야 테일러 조이(샌디)와 토마신 맥켄지(엘로이스)가 거울에 비춰 대칭되는 씬들은 상당히 인상적이고 빈약한 전개에 비해 영상이 아까운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라스트 나잇 인 소호 매력 터지는 출연진


포주 역할 잭을 맡은 못생긴 맷 스미스는 어글리 섹시 계열로 오이 배네딕트 컴버베치나 유사 이광수 아담 드라이버처럼 잘생김을 연기하는 배우 중에 하나로 라스트 나잇 인 소호에서 포텐이 터져버린다. 최근작에 가까운 드라마 <더 크라운>에서의 강퍅하고 나르시시스트적인 면모와 비교돼서 갭모에가 올ㄹㄹ져버림.

 

영상 안에 담긴 유려하고 섬세한 무빙을 보면 맷 스미스는 몸을 상당히 잘 쓰는 배우로 헤테로를 위한 감정도둑놈 그 자체라 젊고 싱그러운 안야 테일러 조이가 지인생 조지면서까지 그에게 인생 전반을 내던진 이유가 철석같이 납득된다. ㅎㅏ.. 선녀 그 자체. 

 

 

 

 

 

영화가 끝나고 난 뒤, 황홀한 거울 키스신만이 머릿속에 맴도는데 중반부는 뱀파이어 장르물처럼 매혹적이었다. 미쳐벌....  

 

 

 

 

 

최근 헐리우드에서 가장 잘 나가는 토마신 멕켄지와 얀야 테일러 조이. 20대 여성 배우들의 개성 넘치는 외모와 생동감에 홀려 넋을 잃고 보게 만든다는 점 또한 이 영화의 납득 포인트 되겠다.

 

묘하게 둘다 깜찍한 생쥐상인데

토마신 멕켄지는 순박한 시골쥐. 얀야 테일러 조이는 인형 같은 도시쥐.  

 

 

 

얀야 테일러 조이

 

도시쥐 인형바이브

 

 

 

토마신 멕켄지

 

시골쥐 청순바이브

 

 

 

영화 후반부 15분만 머릿속에서 들어내면 황홀경이라 부분취사하련다. 감각적인 음악과 영상, 배우들의 선녀 같은 미모 외에는 그 모든 게 하찮고 특히 공포나 미스터리 장르물로서는 에드거 라이트 명성에 비해 ㄹㅇ 보잘것없는 망작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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