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츠 어 신 #본격 에이즈 예방 영국드라마 (..망한 BL)

 

 

 

It's A Sin, 2021

 

 

잇츠 어 신 출연진

 

리치 토저 / 올리 알렉산더

콜린 스콧 하웰스 / 캘럼 스콧 하웰스

로스코 바바툰드 / 오마리 더글라스

질 백스터 / 리디아 웨스트

애시 무케르지 / 나다니엘 커티스

감독 / 피터 호어

각본 / 러셀 T.데이비스
〈닥터 후〉, 〈이어즈&이어즈〉로 유명한 작가가 각본 겸 프로듀싱을 맡아 화제된 작품

 

 

 

 

드라마 잇츠 어 신 정보

 

2021년 영국 지상파 방송국 Channel 4에서 방영한 5부작 드라마. 죽음에 이르는 원인 모를 질병 취급 받던 에이즈가 대유행으로 번진 1980년대 동성애자(게이) 친구들의 고민과 사랑, 우정을 그린 작품으로 작가가 직접 경험한 시대의 이야기라고 한다.


드라마 제목은 1980년대의 보이그룹 펫샵보이즈(Pet Shop Boys)의 노래 It's A Sin(잇츠 어 신)에서 따왔다.

 

 

 

잇츠 어 신 인물 소개
핑크 궁전 멤버

 

리치 토저

 

1980년, 런던의 한 대학 법학과에 진학하면서 나고 자란 섬마을을 벗어난 리치. 갓 상경한 어리숙한 촌뜨기에 불과했으나 특유의 사교적인 성향과 호전적이고 명랑한 성격으로 게이 커뮤니티의 핵인싸로 등극하게 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는다. 동성애자인 사실을 꽁꽁 숨기고 살았던 10대 시절을 보상받으려는 듯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여러 남자와 프리한 성생활을 즐기며 자유를 만끽한다.

어려서부터 꿈꿔온 배우로서의 삶을 살고자 연극과로 전과하기에 이르지만 배우로 잘 풀릴 수만 있다면 학업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이 일로 보수적인 부모와의 마찰을 겪게 되고 가족들에 커밍아웃은 꿈도 꾸지 못한채 마이웨이를 걷고 있으면서도 마음 한켠에 인정받지 못해 괴로워한다. 

 

 

 

콜린 스콧 하웰스

 

유명 남성 맞춤복 숍의 견습생이 되어 런던에 상경한 콜린. 다정한 홀어머니와 함께 살던 변두리 출신의 단정하고 샤이한 동성애자로 남자 친구는커녕 낯선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이 익숙지 않지만 새로운 장소와 새 친구들 앞에서 용기를 내어본다. 

자신의 타입이 전혀 아닌 뚱뚱하고 늙은 게이인 샵의 오너 하트가 호시탐탐 콜린을 추행하려 들고 이를 눈치챈 사수인 헨리 콜트레인이 곤란한 상황을 모면하도록 돕고 어리숙한 콜린의 편이 되어주지만 80년대 대유행이 발발한 에이즈로 사망하기에 이른다.

 

 

 

 

로스코 바바툰드

 

자신의 성정체성을 부정하는 대가족 사이에서 자라난 본투비게이 로스코. 아버지가 그를 본국인 나이지리아로 데리고 떠나려 하자 여동생의 도움으로 집을 탈출해 자유를 택한다. 이후 게이바에서 일하며 운영능력을 인정받아 사장을 대신해 예약, 스트리퍼, 드래그의 밤까지 전부를 도맡는 경영자로 성장한다. 

드래그 퀸으로 진취적이고 수완이 좋으며 영리한 캐릭터로 무용수처럼 탄탄하고 멋진 몸매의 소유자. 특유의 아름다운 걸음걸이가 인상적이다. 

 

 

 

 

백스터

 

리치의 절친이며 같은 학교를 다니는 연극과 학생 질. 매일 밤 파티가 벌어지는 게이들의 숙소 '핑크 궁전'이라 불리는 렌트 아파트에서 n분의 월세를 내는 유일한 여성 멤버로 편견이 없고 선한 인품의 친구로 대소사를 관장하는 리더의 위치에 있다.

게이 친구들이 사회나 가족과 트러블이 있을 때 가교역할을 하는 포지션으로 커밍아웃을 주저하는 친구의 곁에서 힘이 되어주며 그들의 일을 내 일처럼 물심양면으로 돕는 것을 시작으로 에이즈에 걸린 동성애자들의 권리를 위해 나아가 사회운동까지 진출하게 된다. 

 

 

 

 애시 무케르지

 

리치가 동성관계에서 어리숙하던 시절 질에게 소개받은 같은 대학의 연극과 학생 애시. 매끈한 근육질 몸매에 이국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외모의 동성애자로 리치가 첫눈에 반해 어쩔 줄 몰라하는 대상이다.


'핑크 궁전' n분의 1 멤버 중 하나로 리치와는 라이트한 관계로 시작해 오랜 친구로 지내다 사뭇 진지한 관계로 발전하게 된다. 

 

 

 

본격 에이즈 예방 드라마

 


<잇츠 어 신>은 런던의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핑크 궁전'이란 별칭으로 불리는 렌트 아파트에 모여 사는 네 명의 게이들과 한 명의 여성으로 이뤄진 룸메이트 친구들을 중심으로 커밍아웃, 에이즈, 사회운동과 같은 동성애를 둘러싼 에피소드가 진행된다.

이중에 삶이 조명되고 이야기의 주체가 되는 것은 리치와 로스코, 콜린이라는 세명의 남성 동성애자로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보수적인 부모 때문에 끝내 커밍아웃을 하지 못한 리치, 커밍아웃을 했지만 인정받지 못해 도망치듯이 집을 떠난 로스코, 고백하지 않아도 어머니 쪽에서 동성애자로 자연스럽게 인식하게 된 콜린의 저마다 다른 사연들로 채워지는 5편의 에피소드.

 

 

 

 

 

20세기 초 에이즈라는 명칭은 없었으나 특이점이 있는 바이러스라는 것을 학계에서 인지하고는 있었다고 한다. 대유행으로 번진 것은 20세기 말인 80년대 초중반으로 미국과 전 유럽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발해 수많은 사람들, 주로 남성들이 원인모를 이 질병으로 목숨을 잃었고 선교사, 여행자, 유학생들로 인해 아시아까지 전파되었다.

 

세계적인 록그룹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 미국의 현대미술가 키스 해링, 유명 영화배우 록 허드슨과 안소니 퍼킨스, SF소설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 프랑스의 철학가 미셸 푸코 등 80년대 말 ~ 90년대 초 성소수자 유명인사들이 에이즈로 사망하는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면서 사회에서 공포감은 극에 달했다.


최초 보고 덕분에 AIDS(에이즈)는 대유행 초기 Gay Cancer(게이 암)이라 불렸고 드라마는 이를 고증한다. 사회운동과 플레시몹 장면에서 동성애자에 대한 비난과 지지가 상반되고 비교적 점잖게 그려지지만 개신교적 믿음이 강했던 당시 서방사회에서 동성애자에 대한 혐오는 상상 이상이었다.

 

 

 

 


이 드라마는 2021년작으로 비교적 최신 작품인 데다 포스터만 보면 팬시한 BL물의 뜨거운 러브스토리를 기대하게 하지만 <잇츠 어 신>은 회차를 거듭할수록 이 모든 기대감을 철저하게 박살 낸다. '에이즈 발병을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콘돔을 착용해야 한다'는 게이들을 위한 캠페인성 공익 드라마로 젊고 멋진 남성들 간의 뜨거운 에로를 기대하며 팝콘을 준비한 순수한 목적의 BL팬에 얼음냉수 한 바가지 끼얹는 형국으로 거의 정색 수준..


사랑과 우정, 행복한 삶을 찾아 '핑크 궁전'으로 모여든 런던의 게이 청년들은 커밍아웃에 대한 고민, 가족과의 트러블, 사회적 편견과 배제 같은 성소수자로서의 고민을 들려주면서 공통의 문제를 공유하고 어디서 뚝 떨어진 별종이 아닌 그저 같은 성에 호감을 느끼는 평범한 친구들로 그리고 있으며 인물들의 애환, 인간적인 면모, 착한 성품 같은 생동성을 전시해 한껏 응원을 보내게 만들어 놓고는 무참히 도륙하기에 이른다.

해방에 가까운 행복한 시절 뒤에 닥친 갑작스러운 친구들의 죽음.. 이렇듯 온도차가 첨예하다 보니 이미 냉수 싸대기 처맞고 차가워진 머리와 별개로 눈에서 줄줄 흐르는 눈물은 연민을 넘어서 무력감과 패닉에 가깝다.

 

 

 

라!

 


이 드라마가 잔악하다 못해 극악무도한 것은 순진하고 어수룩한 성소수자인 콜린의 죽음을 그리는 방식에서 무자비 성이 느껴져서인데 이후 벌어지는 그와 정반대 포지션인 낼없사 캐릭터 리치의 죽음에서 '저렇게 막살았는데 에이즈에 걸리지 않을 리 만무하다'라는 마치 인과응보식의 결론에 도달하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다.

집필자와 연출자는 '에이즈는 문란하건 그렇지 않든 간에 우리의 이웃, 소중한 친구들, 그 누구에게나 발병할 수 있는 병이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일 것이고(.. 그렇게 믿고 싶다) 멋모르던 시절 닿기만 해도 전염될 수 있다는 무지에서 오는 웃픈 시대상황을 연출하고 싶었을 테지만 연출 의도와는 달리 켜켜이 레이어드 되는 잇단 친구들의 미스터리한 실종과 죽음, 질병의 공포 앞에서는 속수무책인 것이다.


좀 더 나아가 직관적인 평을 하자면 동성애에 대한 근본주의적 비난만 피해 갔을 뿐 '불치병을 야기하는 동성애는 이토록 무섭고 해로운 것이다' 전시하는데 It's a sin(그건 죄야)이라는 타이틀마저도 중의적 표현이 아닐지 의구심마저 든다.

 

 

 

 

 

작별인사도 없이 홀연이 사라진 전차승무원 그레고리와 리치의 애인 연기자 지망생 도널드, 뇌가 망가져 엄마와 친구들 앞에서 아무말대잔치하다 하루아침에 싸늘하게 식어버린 콜린, 벼랑 끝에 내몰린 리치의 방언에 가까운 고백들도 차마 눈뜨고는 못볼 수치사에 가까운데 이건 BL이 아니라 새드엔딩 신파극으로 정말 너무 속상하다고.. 지금은 60대가 되었을 40년 전 살아남은 친구들아.. 대체 어찌 살고 있냐고..

 

누가 공인지 수인지 한껏 들뜬 BL팬들에게 절대 권하고 싶지 않은 드라마로 화면마저도 영드 특유의 저예산 때깔로 팬시와 거리가 먼데다 우리가 과몰입하는 마성의 미남자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존재하지 않으니 기대하는 바가 애정 쪽이라면 시간을 아끼셔라. 이럴 시간에 변덕 작가의 야화첩을 한번 더 보셔라. 윤친놈 돌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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