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이름은 유괴 #청춘의 데스마스크 #히가시노 게이고 #G@ME

 

 

 

ゲ-ムの名は誘拐

 

 

도서 게임의 이름은 유괴

 

 

제멋에 사는 잘 나가던 광고기획사 크리에이터가 VIP 클라이언트인 대기업 부사장에게 자신의 기획안을 일언지하에 거절당하게 되자 복수심에 불타 철없는 그의 딸과 손잡고 거짓 유괴사건을 일으키며 진검 승부를 펼치게 되는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

 

히가시노 게이고의 2002년 장편 추리소설로 2005년 국내에 정식 출간되었고 2017년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원제목은 ゲ-ムの名は誘拐(게임명은 유괴)

 

 

 

g@me, 2003

 

게임의 이름은 유괴
영화 G@ME

 

 

영화 <G@ME(게@임)>은 2003년 작으로 <호타루의 빛>, <꽃보다 남자>의 후지키 나오히토가 사쿠마 슌스케 역을, <고쿠센>, <트릭>으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나카마 유키에가 가쓰라기 주리 역을 맡는다. 출연진 소개에 그녀가 이미 '치하루'라고 명시되어 있어 산통 깨는 것이 아니라 박살 내버림.

십여 년 전에 봤는데 황홀한 미남미녀 리즈시절을 뜯어먹는 맛으로 보는 덕질용 영화지 각색이 그지 같아서 원작을 읽고 영화를 보면 형편없는 수준으로 느껴진다. 섬뜩한 심리묘사가 탁월한 원작과 달리 스릴러적 요소는 러브스토리의 장애물로 쓰이는 형편. 추천하지 않는다. 심지어 현재로서는 어떤 경로에서건 구하기도 어렵다.

 

 

 

게임의 이름은 유괴 등장인물 관계도

 

 

게임의 이름은 유괴
등장인물


사쿠마 슌스케
광고기획사 크리에이터, 30대

 

ㆍ광고회사 '사이버플랜'의 기획자
ㆍ가야바초에 거주하는 서른이 넘은 미혼 남성
ㆍ인생을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인물로 호승심이 강하고 나르시시스트에 가깝다.
ㆍ도요타 MR-S 오너
ㆍ가쓰라기의 딸 주리와 거짓 유괴사건을 꾸민다.

 

 

가쓰라기 가쓰토시
닛세이자동차 대기업 부사장, 40대


ㆍ사쿠마가 공들인 '오토모빌 파크' 제안을 단번에 까버린 장본인
ㆍ회장의 아들로 낙하산이지만 능력에는 전혀 부족함 없는 인물
ㆍ덴엔초후의 대저택에 산다. 
ㆍ20년 전 전부인과 이혼하고 현부인과 재혼한 이력이 있고 다수의 애인을 두는 등 사생활이 복잡하다.

 

가쓰라기 주리
가쓰라기의 숨겨진 딸, 20대

 

ㆍ가쓰라기 가쓰토시의 딸, 첩의 소실로 대학교 2학년
ㆍ대중에 공개되어 있지 않고 학창 시절 내내 기숙사 학교에서 보냈다.
ㆍ본가에 불러들인 이유는 일찍 시집을 보내기 위함이다. 
ㆍ가족의 멸시에 시달려 담을 넘어 가출하게 되는데 마침 이 장면을 사쿠마에게 걸리게 되면서 엮기게 된다. 

 

 

가쓰라기 치하루
가쓰라기의 딸, 10대

 

ㆍ가쓰라기 가쓰토시와 현부인 사이의 딸로 고등학생
ㆍ가출 당일, 주리의 화장품을 몰래 쓴 일로 감정 다툼이 있었다.
ㆍ평소에도 주리를 무시하고 가깝게 지내지 않았다.

 

유키
주리의 친구

 

ㆍ요코스카의 여성전용 맨션, 원룸에 산다.
ㆍ미국여행 중으로 자신의 빈집을 주리가 언제든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고쓰카
사이버플랜 사장

 

ㆍ미나토구에 있는 광고기획사를 운영하는 사장, 45세
ㆍ클라이언트에 굽실대기 바쁜 우유부단하고 무능력한 인물로 그려진다.

 

 

스기모토 도모야
사이버플랜 직원

 

ㆍ사쿠마가 대놓고 무시하는 직장 동료
ㆍ사쿠마는 사장처럼 그도 능력 없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ㆍ자신이 주도적으로 진행해왔던 프로젝트를 그에게 빼앗긴다.

 

 

유구치 다이스케
방송국 기자

 

ㆍ사쿠마의 대학 후배, 뚱뚱한 남자
ㆍ사쿠마는 추적 중 방송국 기자라는 그의 직함을 이용한다.
ㆍ유괴사건 취재에 대한 비하인드를 전해 듣게 되는 인물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치고는 드물게 등장인물 수가 적은 편이다.

 

 

 

 

게임의 이름은 유괴
줄거리 및 해석 (스포일러 포함)

 

 

1. 일에 대해 프라이드가 강하고 자존감이 하늘을 찌르는 사쿠마 슌스케가 다니는 광고회사에서는 대기업인 닛세이자동차의 새로운 프로모션을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인다. 이 프로젝트는 사쿠마를 주축으로 진행된 '오토모빌 파크'라는 기획으로 자신감을 내보이지만 닛세이의 새로 부임한 부사장인 가쓰라기 가쓰토시는 기획안을 단박에 폐기처분해버린다. 

화가 잔뜩 난 사쿠마는 술김에 덴엔초후 대저택에 살고 있는 부사장 가쓰라기의 집으로 무작정 찾아가지만 정작 들이닥칠 용기가 나지 않아 근처에서 서성이게 되는데 담을 타고 탈출하는 한 소녀를 목격하고 홀린 듯이 뒤를 밟는다. 

*극초반 강한 호승심을 넘어 나르시시스트에 가까운 사쿠마에 대한 설정을 깔고 가는데 애정 없이 성착취를 위해 만나는 여자들과의 일화, 동료의 능력을 깔아뭉개고 사장마저도 무시하는 인성, 라이벌로 상정할만한 가쓰라기 부사장의 유능하면서도 냉혹한 이미지를 그린다.

 

 

가야바초와 덴엔초후는 25~30분 거리

 

 

2. 앳된 얼굴을 한 소녀는 홀로 호텔방을 구하려 들지만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하는 호텔 직원들은 만실을 핑계로 받아주질 않고 시나가와의 호텔가 주변을 서성이는 소녀에게 사쿠마는 접근한다. 이 맹랑한 소녀의 이름은 주리로 가쓰라기의 전 애인 사이에서 태어난 혼외자였던 것. 

집에서 당하는 멸시가 지긋지긋해 탈출을 감행하려는 주리로 인해 사쿠마는 부사장 가쓰라기의 약점을 쥐게 되고 이들은 공통의 적에게 빅엿을 먹이기 위해 한 가지 묘안을 내게 되는데 그의 딸 주리를 인질로 '가짜 유괴사건'을 꾸며 몸값으로 3억 엔(한화 약 30억)을 요구해 나눠갖기로 의기투합하게 된다.

 

*성공하면 2억 7천 엔은 주리, 나머지 3천 엔은 사쿠마의 몫으로 사쿠마의 목적은 돈이 아닌 자신에게 처음 맛보는 분노와 굴욕감을 선사한 부사장 가쓰라기를 골려주기 위함이다. 그렇게 단순 가출은 유괴 모의로 작당되었고 주리는 사쿠마의 가야바초 맨션에 숨게 된다.

 

 

 

 

 

3. 에테르를 묻힌 수건으로 입을 감싸 기절시킨 후 차에 태워 주리를 납치한 남녀 2인조로 구성된 가상의 범인들은 오롯이 금전을 목적으로 가쓰라기 집안을 협박한다는 시나리오를 모토로 팩스를 통해 협박장을 발송하고 'CPT 오너즈 클럽' 온라인 게시판에 '주리'라는 닉네임으로 요구사항을 적은 게시물을 올리는 방식 등을 택한다.

'인생은 게임이다'를 실현하고 사는 사쿠마의 머리에서 나온 즉흥적인 인질극 시나리오는 막힘없이 순탄하게 흘러가는 듯 하지만 딸의 안위를 걱정하며 게시판의 즉각적인 답변을 남기고 인질극에 대응하는 전화상의 초조한 반응과는 달리 미팅과 회의에 모두 참석하며 흐트러짐 없이 평소 모습을 유지하는 부사장 가쓰라기의 모습은 사쿠마를 역으로 초조하게 만든다. 

*유괴 아이디어를 낸 것은 가짜 주리(치하루)로 우연에 불과했으나 덥석 문 것은 호승심에 불탄 사쿠마였다. 언니 주리를 살해하고 무계획으로 탈출했던 치하루는 이와 같은 사쿠마의 계략을 아버지 가쓰라기와 상의한다. 휴대폰이 없다고 둘러댔으나 실은 숨겨놓고 있었던 상황으로 줄곧 가쓰라기와 내통했고 그는 사쿠마의 의중을 살피기 위해 없던 회의도 만들어 그와 접촉했던 것.

 

 

 

도쿄 가야바초에서 1시간 ~ 1시간 반 거리의 해안도시 요코스카

 

 

4. 경찰의 개입 여부는 전혀 모르는 사쿠마. 유괴 게임이 끝이 나더라도 경찰 추적이 어렵도록 철저하게 알리바이를 세우는데 몰두하던 중, 주리는 가출 전 유키라는 친구에게 연락해 자동응답기에 멘트를 남긴 사실을 깜빡 잊었다며 뒤늦게 털어놓게 되고 이 사실을 듣고 망한 게임이라며 낙담한 사쿠마에게 자동응답기 메시지를 지우러 유키 집에 가자고 제안한다. 

유키는 요코스카의 사는 친구로 미국 여행 중이기 때문에 집에 없고 언제든 주리가 그녀의 집을 사용할 수 있게 열쇠를 숨겨놓았다는 말에 둘은 사쿠마의 자가용 MR-S로 한 시간 반이 족히 넘는 거리의 요코스카로 향한다. 패밀리 레스토랑에 차를 세우고 10분 거리의 유키 집으로 홀로 향한 주리를 기다리던 중 누군가 그의 MR-S에 스프레이로 장난을 쳐 놓는다. 

 

 

 

극중 사쿠마의 컨버터블 카, 도요타 MR-S

 


*유키라는 친구는 가공의 인물로 '진짜 주리'의 사체유기 장소가 요코스카로 정해졌기 때문에 사쿠마를 범인으로 몰기 위한 트릭이었던 것. 치하루의 모친이 MR-S에 스프레이 장난을 친 것도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목격자를 만들기 위함이다.

 

 

 

 

 

5. 해안가 러브호텔에서 협박 전화에 뱃고동 소리까지 완벽하게 넣은 이후 죄책감을 느끼는 듯한 주리의 모습을 보고 사쿠마는 마음이 동한다. 주리는 요코스카에서 가까운 곳에 엄마와의 추억이 담긴 장소가 있다며 잠시 들리자 제안하게 되고 그들은 국도변 해안도로 언덕에 차를 댄다. 

이후 두 사람은 소용돌이치는 감정에 휘말리게 되는데... 사쿠마는 이런 상황에서 젊은 여자에게 욕구를 드러내 놓는 것은 
안될 일이라 억제하던 상황이었으나 연대감으로 뭉친 둘 사이에 애정의 기류가 흘렀고 결국 몸을 섞게 된다. 

*가쓰라기는 딸에게 사쿠마의 머리카락이 필요하다 했으나 맹랑한 치하루는 더 나아가 러브호텔에서 챙겨 나온 콘돔을 이용해 사쿠마의 DNA를 확보한다. 그저 '확실하게 해두기 위해서'라고 훗날 고백한다. 

 

 

 

 

 

6. 주리에게 변장할 의복을 사주고 지시를 내리면서도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완전히 털어놓지 않는 사쿠마. 그는 가쓰라기를 실험해 보기로 하고 골프여행으로 위장해 호텔을 예약한다. 가쓰라기의 벤츠 이동경로가 보이는 호텔 가든즈 1526호에서 경찰이 따라붙고 있는지 아닌지 순환도로를 뺑뺑이 돌리며 사쿠마는 쌍안경을 통해 지켜본다. 경찰이 개입하지 않은 것을 확인함으로써 안전을 확보한 그는 최후 디데이에 돌입한다.

 

닛세이자동차 영업소 소장을 이용해 변장한 주리가 물건을 건네받는 방식으로 부사장 가쓰라기로부터 3억 엔을 갈취하는 데 성공한 이들. 유괴범들에게서 풀려나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왔다는 연기를 해야 하지만 정작 돈 숨길 곳이 마땅치 않은 주리는 유키의 집에 숨기기로 한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묘하게 찝찝한 인상을 받은 사쿠마.

두 사람은 알리바이를 여러 차례 답습하고 완벽하게 입을 맞춘 뒤 시네가와에서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눈다. 이제 이 둘은 더는 볼일 없는 사이.

*가상의 친구 유키의 집까지 따라붙으려는 사쿠마 때문에 당황한 치하루는 적당한 아무 멘션이나 찾아 거금을 숨기고 아버지에게 연락해 회수하게 만든다.

 

 

 

 

 

7. 주리와 헤어진 지 열흘이 지난 시점 사쿠마는 아연실색한다. '닛세이자동차 부사장 첫째 딸 실종'에 관한 대대적인 보도가 있었던 것. 주리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하지만 그를 더욱 놀라게 만든 건 TV 화면에 등장한 주리의 얼굴이 자신이 알던 주리가 아니었던 것.

사쿠마는 유키의 요코스카 멘션이 원룸도 여성전용도 아니었던 점, 남자가 많이 살고 어떤 철강회사의 사택으로 쓰이는 건물이라는 사실을 알아내면서 주리가 어떤 이유로 거짓말을 했는지 혼란스러워한다.

집히는 데가 있던 사쿠마는 주리의 동생 치하루가 다니는 메구로의 한 고등학교를 찾게 되고 기자로 신분을 위장해 동급생들에게 접근해서 치하루의 사진을 얻어내는 데 성공한다. 치하루는 언니가 실종된 충격으로 학교에 결석하고 있어서 친구는 병문안을 희망했으나 그녀의 어머니는 딸이 요양소에 있다는 이유로 접촉을 거부하고 있다는 말을 같은 반 친구로부터 듣게 된다. 

*사진 속 소녀는 역시나 익숙한 얼굴로 자신을 '주리'라고 소개했던 고교생 치하루. 가출 당시 치하루는 낯선이(사쿠마)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려주기 싫어서 언니 주리로 신분을 위장했고 주리가 서녀(첩 소생)인 점, 대학교 2학년의 나이인 점을 그대로 갖다 쓰며 사쿠마를 감쪽같이 속인 것이다.

 

 

 

 

 

8. 유괴 시점부터 약 20일이 지나고 '진짜 주리'의 시체는 미우라반도 한 언덕의 땅 속에 묻혀 있던 것이 인근 주민에 의해서 발견된다. 발견 장소는 치하루가 엄마와의 추억을 들먹이며 대려다 달라했던 국도변 해안도로의 별빛이 쏟아지던 그 언덕으로 사쿠마가 그녀와 성적 교감을 나누던 장소이기도 하다.

가쓰라기 큰 딸의 장례가 열리고 사쿠마는 회사 직원들과 조문을 가지만 치하루는 장례식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자신을 바라보며 인사치레를 하는 가쓰라기의 눈빛에서 묘한 감정을 읽는다.

*'가짜 주리'에게 특별한 감정을 가졌던 사쿠마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자신을 이용한 고교생 치하루의 대담함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자신의 완벽한 패배를 직감한다.

 

 

 



9. 사쿠마는 의혹들에 대해 결론을 내리고 가쓰라기 집안에 최후의 통첩을 보내게 되는데 퇴근 후 돌아온 자신의 집에서 그간 연락이 닿지 않던 '가짜 주리' 치하루와 마주한다.

치하루는 사쿠마를 완전한 바보로 만들어버린 트릭들을 줄줄 읊어주며 와인을 권하는데 속이 타는 사쿠마는 벌컥벌컥 와인을 들이켜지만 그 와인 속에는 가쓰라기가 치하루에게 준 약물이 들었고 사쿠마의 의식은 점차 희미해진다.

*치하루는 사쿠마의 집에서 함께 머물 당시, 아버지 가쓰라기가 준비해준 동일한 브랜드의 가짜 열쇠를 서랍 속에 넣고 사쿠마 집의 서브 키를 빼돌려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었던 것.

 

10. 목숨이 간당간당 붙어있는 사쿠마 앞에 나타난 가쓰라기는 그간 사쿠마가 계획한 유괴 게임을 칭송하며 자신이 직접 방문한 이유를 밝힌다.

*충동적으로 이복자매를 가위로 살해한 딸 치하루의 완벽한 범죄 은닉을 위해 사쿠마를 이용한 것은 범죄를 모조리 그에게 뒤집어 씌우기 위함으로 그를 약물로 독살하는 것 역시도 '죄책감으로 인한 자살'로 위장하기 위함임을 밝힌다. 우연히 찍은 치하루의 사진 한 장이 무죄를 입증해줄 마지막 보루였으나 결국 보험마저 앗아가면서 사쿠마의 게임은 허망하게 끝이 난다.

 

 

 

 

게임의 이름은 유괴 서평

 

 

경도의 소시오패스 남자 주인공과 중증의 소시오패스 부녀의 대결이라고 봐도 무방한 이 소설 <게임의 이름은 유괴>의 본래 제목은 <청춘의 데스마스크>라고 한다. 

현대사회에서 페르소나(가면)를 장착하는 일은 생존본능과도 같다. 본심을 묻어둔 채 때로는 친절한 얼굴로 때로는 사악한 얼굴로 상대에 따라 철면피가 되었다가 누구보다도 인자한 성자의 가면을 쓰기도 한다. 이렇듯 자유자재로 페르소나를 끼고 벗는 일에 능숙한 이들이 사회에서 헤게모니를 쥐는 세상이다 보니 그렇다.

무한한 경쟁사회에서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쉽사리 노출하는 사람을 요새 자조 섞인 말로 '유리 멘탈'이라 칭하고 부족한 사람, 모자란 사람, 혹은 도태된 사람 취급하는 실정이다. 그렇게 사회는 감정둔마 소시오패스를 육성하고 추앙한다.

 

 

 

 


'가면을 쓰고 사람을 대하면 인간관계가 편해진다'라고 이 소설의 주인공 사쿠마 슌스케는 말한다. 감정을 심연에 묻어두고 가면을 쓰는 것에 대한 이점을 통달한 그는 직장생활과 하룻밤 상대들에게 적용하면서 승리감을 맛보고 성공에 취해 나아가 자기 확신을 갖게 된다.

급기야 슈퍼갑 위치에 있는 대적하기 어려운 클라이언트에게도 호승심이 타올라 어처구니없는 일을 벌이게 된 것 역시도 자기 확신이 낳은 자만의 오류 값으로 구력 가득 넥스트 레벨 소시오패스 상대와의 게임에서는 주제 파악의 결과가 목숨 값이다 보니 쓴웃음이 새어 나온다.

<게임의 이름은 유괴>가 발간된 지 벌써 이십 년이 되었고 시의성을 담는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일본은 벌써 2002년에 청년들의 나르시시즘과 반사회성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 있었구나 싶어 요즘은 느낄 수 없어 소멸되다시피 한 격차라는 것이 실로 오래간만에 느껴진다.

월드컵 4강이 안겨준 국뽕에 취해 얼싸안고 무한긍정회로 돌리던 과거를 떠올리는데 더욱이 아득한 기분. 심지어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청년에 심어진 것이 2010년.. 대체... 사회적으로 대가리꽃밭 주입식 포지티브 개론이 똑 끊긴 요즘 K국 청년세대가 읽기 적합한 시의적절한 소설이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어마어마하게 방대한 소설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클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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